올해 '빅 이벤트' 앞둔 김정은…'선대 지우기' 줄이고 내부 결집 나서

8일 김일성 사망 31주기 맞아 금수산태양궁전 참배…올해 두 차례 찾아
노동당 창건 80주년·제9차 당 대회 앞두고 '결속' 독려 의도인 듯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김일성·김정일 부자의 동상과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의 내부 모습. 김정은 총비서는 8일 김일성 주석의 사망 31주기를 맞아 이곳을 참배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서울=뉴스1) 임여익 기자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할아버지인 김일성 주석의 사망 31주기를 맞아 그의 시신이 보존·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을 참배했다. 그가 집권 10년을 넘어서며 이른바 '선대 지우기' 행보를 통해 자신의 입지를 공고히 다지는 데 집중하고 있다는 분석이 꾸준히 제기되지만, 올해는 노동당 창건 80주년과 '제9차 당 대회'라는 중요한 정치적 이벤트를 앞두고, 내부 결집을 위해 선대의 후광을 활용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8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김 총비서가 이날 0시 금수산태양궁전을 찾아 김일성·김정일 부자의 동상에 꽃을 진정하는 등 참배했다고 보도했다. 박태성·최룡해·조용원 등 고위급 간부들도 동행했다.

올해 김일성 주석의 기일은 북한이 중요시하는 정주년(5년·10년마다 꺾이는 해)이 아닌 만큼, 30주기를 맞아 대대적인 추모 분위기를 연출했던 지난해보다 차분한 추모 분위기가 엿보인다.

그럼에도 최근 '독자적 우상화' 작업에 속도를 내왔던 김 총비서가 선대를 기념하고 숭배하는 장소인 금수산태양궁전을 찾았다는 점은 눈여겨볼 만하다.

그는 집권 초기 때까지만 해도 새해 첫날, 정권수립일(9월 9일), 노동당 창건일(10월 10일), 선대의 생일과 기일 등 거의 모든 기념일마다 이곳을 찾았지만, 집권 10년 차가 넘어가면서부터는 방문 횟수를 점차 줄여왔다.

작년에는 새해 첫날과 정권수립일, 당 창건일 모두 참배를 생략했다. 올해는 아버지인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생일인 광명성절(2월 16일) 외에는 금수산궁전을 찾지 않았다. 이같은 행보는 더 이상 선대의 후광에 기대지 않고 자신만의 '김정은주의'를 더욱 공고히 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풀이됐다.

이런 맥락에서 이번 참배가 추모 외에 다른 정치적 계산에 따른 것이라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올해 노동당 창건 80주년과 연말 혹은 내년 초에 제9차 노동당 대회라는 정치적 행사를 앞두고 결속을 다지겠다는 의도라는 것이다.

북한은 지난 2021년 초 제8차 당 대회에서 제시한 국가경제 발전 5개년과 국방력 발전 5개년 계획을 올해까지 마무리하고, 새로운 5개년 계획을 수립하는 제9차 당 대회를 '성대하게' 치르겠다고 공언하고 있다. 대대적인 정치적 행사를 체제 우월성을 과시하는 계기로 삼을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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