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의 '제제 무용론 행보' 지속…북러 당당하게 제재 위반

군·노동력 파견 정부 차원 공개…노골적 외화벌이 행보
주애 명품시계·리설주 명품 가방 등도 '제재 위반' 소지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러 양국 정상은 지난해 6월 회담에서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을 체결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서울=뉴스1) 유민주 기자 = 북한과 러시아가 다방면에서 밀착 행보를 강화함에 따라 '대북 제재 무용론'이 심화하고 있다. 북러가 정부 차원에서 파병을 인정하고 나아가 공식석상에서 제재 위반의 증거 사진도 공개하는 등 노골적인 위반 행위가 지속되고 있다.

북한은 지난달 29일 올가 류비모바 러시아 문화부 장관을 초청해 개최한 북러 조약 체결 1주년 기념 공연에서 러시아에 파견된 북한군의 모습을 당국 차원에선 처음으로 공개했다. 아울러 북한군 전사자로 추정되는 시신을 이송하는 과정에서 김정은 총비서가 인공기에 둘러싸인 관을 직접 쓰다듬는 모습도 포착됐다.

북한이 대대적으로 선전한 북한의 병력 파병 모습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 소지가 있다. 대북 제재 결의 1718·2375호 등은 북한의 군사력 해외 사용을 금지하고 있다. 병력 파견 자체가 불법 무기 거래 및 인권 유린에 해당하는 것인데, 북한은 이를 공공연하게 강조하고 있는 모습이다.

북한과 러시아 정부는 지난해 6월 체결한 '포괄적 전략적 동반자 관계 조약'(북러 조약)을 체결한 이후로 제재 위반 사안을 국가 간 정당한 '협력'의 일환으로 주장하고 있다. 이러한 경향성은 올해 4월 양국은 지난해 진행된 북한군의 쿠르스크 전투 파병 사실을 공식적으로 밝힌 이후 심화하고 있다.

아울러 러시아는 지난달 북한이 공병 1000명과 군사 건설 인력 5000명을 러시아에 추가 파견한다고 밝혔다. 건설 현장의 노동력을 지원받는다는 것인데, 이 또한 제재 위반이다. 안보리는 2375호는 북한 노동자에 대한 신규 취업 허가를 금지하고 있으며, 그해 12월부터 2397호를 통해 유엔 회원국들의 북한 노동자 송환을 의무화하고 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러조약 체결 1주년을 맞아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올가 류비모바 러시아 문화상을 졉견하고 예술 공연을 관람했다고 보도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군사 부문 외 문화 교류 영역에서도 제재 위반은 이어지고 있다.

류비모바 장관은 최근 자신의 텔레그램 계정에 이번 방북으로 북한과 새로 맺은 협정서에 따라 북한 만수대창작사가 내달 18일부터 9월17일까지 모스크바의 전러시아장식미술관에서 전시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만수대창작사는 2017년 유엔 안보리 대북 제재 대상으로 지정된 곳이다. 만수대창작사 작품이 전시회 후 판매로 이어지는지는 확인된 바 없지만, 이것이 가능하다면 북한은 '외화벌이'가 가능해진다.

지난달 원산갈마해안관광지구 준공식에서 보인 초호화 리조트와 명품으로 치장한 김 총비서 딸 주애와 부인 리설주 여사의 패션은 대북 제재 무용론에 힘을 싣는다. 리조트 건설을 위한 자재를 조달하는 것이나 주애나 리 여사가 착용한 명품 가방과 시계를 구하는 것은 사실상 대북 제재를 위반하지 않고는 불가능한 것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지난해 4월 러시아의 거부권 행사로 전문가 패널 활동이 종료된 것도 대북 제재 이행의 걸림돌이 되고 있다. 다만 지난해 10월 기존 안보리 전문가패널이 수행한 대북 제재 이행 감시 기능을 대신하기 위해 한미일 등 서방 11개국으로 구성한 '다국적 제재 모니터링팀'(MSMT)이 출범했지만, 저조한 참여국 수로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북·중·러가 안보리의 대북 제재 메커니즘을 인정하지 않고 노골적으로 위반하는 행보에 나서는 것도 이런 분위기의 일환이라고 주장한다.

youm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