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점 타격'·'무인기 파견' 의혹 여전…"사실이면 국가 위신과 직결"

"정전협정 위반한 북한과 같은 취급 당할 수도"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2024.12.4/뉴스1 ⓒ News1 허경 기자

(서울=뉴스1) 유민주 기자 =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북한의 쓰레기 풍선 살포 '원점'을 타격하라는 지시했다는 보도와 지난 10월엔 무인기를 평양에 보냈다는 의혹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만약 사실로 확인될 경우 정전협정 위반뿐 아니라 대북 안보 전략에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우려가 10일 제기된다.

지난 9일 박범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군 내부 확인을 통해 북한이 지난 10월 '남한 무인기가 평양 상공에 침투했다'라고 주장한 것이 실제로 우리 군의 작전에 따른 것이며 이는 김 전 장관의 지시에 의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의도적 긴장을 조성하기 위한 것으로 "계엄 준비를 위한 포석"이라는 것이 박 의원의 주장이다.

아울러 지난달 18일 저녁 서울 용산구 합동참모본부 전투통제실(지하벙커)에서 진행된 전술토의에서 김 전 장관이 "북에서 오물풍선이 내려오면 경고 사격 후 원점을 타격하라"는 지시를 내렸다는 보도가 나왔다. 김명수 합참의장과 이승오 합참 작전본부장마저 이를 반대해 실행에 옮기진 못했다는 것이 이기헌 민주당 의원이 받았다는 제보의 내용이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이 남한이 평양에 보낸 것이라고 주장하며 공개한 무인기 사진.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두 사건 모두 아직 명확한 증거는 확보된 게 없다. 그러나 이번 비상계엄 선포가 무리하게 진행됐다는 점에서, 관련 보도에 대한 반향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전문가들은 실제 이러한 행위가 우리 측 소행으로 밝혀진 경우, 남북·한미관계와 국제적 위상 유지 등 측면에서 악영향을 미친다는 분석이다.

만약 한국이 한반도 위기를 가중시키는 주체가 된다면, 북한 입장에서는 일단 올해 본격적으로 단행한 '남북 적대적 두 국가론'이 정당한 판단이었다는 점을 부각하며 여론전을 펼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이번 사건을 계기로 북한은 아마 더 거슬러 올라가 '대북전단을 살포한 주체가 민간단체인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국가 사주 등 계획적인 의도였다'라고 유도할 수도 있다"라고 전망했다. 그동안 우리 정부가 대북전단 살포 단체에 대해 적극적인 제재나 대응이 없었다는 여론이 있었던 만큼, 이를 활용해 내부 갈등 유발에 더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다는 것이다.

외교·정치적 관점에서는 미국 행정부의 새로운 출범과 맞물려 한미 양국의 북한 해법에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의견이 나왔다. 정전협정 위반은 지난 70여년간 이미 수차례 정전협정을 위반해 온 북한과 다름없는 행동이라는 점에서 정상 국가로서의 신뢰도와 직결된다는 지적이다.

익명을 요청한 외교·안보 분야 한 전문가는 그동안 한국이 쌓아왔던 국제적 위상이 떨어지면서 한미 관계가 과거와는 분명한 차이를 보일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는 "사방에서 벌어지는 분쟁을 바라보는 미국 입장에서는 한국이 주도적으로 한반도 안보의 긴장 수위를 높인 것에 대해 우려가 커졌을 것"이라며 앞으로의 대북 전략 논의에 예민하게 반응할 수도 있다고 예상했다.

홍 선임연구위원도 "한국에 예측 불가능성이 생기면서 주한미군 철수도 어려워지고, 이와 연관된 한국의 핵무장론에 힘을 싣기 힘들어질 수 있다"며 "더불어 전시작전권 전환 문제에 대해 더 치밀한 논의가 생길 수도 있다"라고 분석했다.

또 "북미 대화에서 한국이 '패싱' 당할 공간이 많아졌다고 볼 수 있다"며 "전반적으로 이 정부가 취해왔던 대북 정책과 대외 정책 자체에 대한 재인식, 재평가 작업이 이뤄질 수 있다"라고 예상했다.

youm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