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상계엄' 원인 지목된 北…반응할까, 무시할까

북한, 밤 사이 특별한 동향 없어…당국 입장·매체 보도도 無
南 조롱·체제 우위 선전에 활용할 듯

비상계엄 해제 요구 결의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통과된 4일 새벽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더불어민주당 당직자가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해제 관련 담화를 TV 통해 지켜보고 있다. 2024.12.4/뉴스1 ⓒ News1 김민지 기자

(서울=뉴스1) 최소망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이 선포한 비상계엄이 6시간 만에 해제된 가운데 계엄 선포의 원인으로 지목됐던 '북한'의 반응도 4일 주목된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등을 비롯한 북한 관영매체들은 이날 오전 윤 대통령이 전날 밤(3일) 비상계엄을 선포하고 이후 해제된 상황 등에 대한 사실을 보도하지 않고 있다.

아울러 이날 새벽까지 북한군의 특별한 동향도 포착되지 않았다. 합동참모본부는 이날 오전 4시 30분쯤 "현재까지 북한의 특이 동향은 없다"라고 밝혔다.

다만 이날 노동신문은 "괴뢰 한국에서 촛불행동·국민주권연대·진보연대·대학생진보연합을 비롯한 각계 단체들이 2일 성명을 발표해 윤석열 퇴진과 파쇼악법의 폐지를 요구했다"라면서, 계엄에 대해 직접 언급하진 않으면서도 '남남갈등'을 부각하는 보도를 했다.

앞서 윤 대통령은 전날 밤 10시 30분쯤 전격 비상계엄을 선포하며 "북한 공산 세력의 위협으로부터 자유 대한민국을 수호하고 우리 국민의 자유 행복을 약탈하는 파렴치한 종북 반국가 세력들을 일거에 척결하고 자유 헌정 질서를 지키기 위해 비상계엄을 선포한다"라고 밝혔다.

비상계엄 선포의 주요 원인으로 '북한 공산 세력의 위협', '종북 반국가 세력'을 지목한 것인데, 이는 북한이 '반응'할 수밖에 없는 언급이라는 지적이다.

다만 북한은 이번 비상계엄 사태를 두고 남남갈등을 극대화해 여론을 교란하는 등 자신들의 선전 활동에 활용하는 데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특히 북한은 연말 총화를 앞두고 내부 성과를 최고로 끌어올려야 하는 입장이기 때문에 당장은 내부 상황을 챙기는 데 더 많은 역량을 투입할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 외신들은 이번 비상계엄 사태를 두고 "윤 대통령의 중대한 정치적 실수", "계엄령 실패로 탄핵 요구 더 커질 것" 등의 지탄 섞인 보도를 내놓고 있는데, 북한도 이와 비슷한 기조로 이번 사태를 대남 비난과 조롱에 활용하고 체제 우위를 선전할 것으로 보인다.

somangcho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