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올해 상반기에 '정주년' 기념일 집중…관련 동향에 주목

2월 광명성절 80주년 이어 4월 태양절 110주년
대외 방향 비공개한 북한, 당분간 경제 발전에 집중 전망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이 지난달 27일부터 31일까지 닷새 간 일정으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8기 4차 전원회의를 진행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서울=뉴스1) 양은하 기자 = '연말 전원회의'에서 별다른 대외 메시지를 공개하지 않은 북한이 올해 상반기에는 어떤 행보를 보일지 이목이 집중된다.

특히 북한이 중요시하는 '정주년'(5·10 단위로 꺾어지는해) 기념일이 오는 3월9일 예정된 남측의 대선 전후로 집중돼 있어 관련 동향이 주목을 받고 있다.

당장 내달 16일은 김정일 국방위원장 생일(광명성절) 80주년이고, 4월15일은 김일성 주석 생일(태양절) 110주년이다.

또 4월11일은 김정은 당 제1비서 추대 10주년, 4월13일은 제1국방위원장 추대 10주년, 4월25일은 인민군 창건 90주년이다.

북한은 정주년엔 예년에 비해 더 규모 있는 행사로 기념일을 보냈다. 광명성절 75주년을 앞둔 2017년에는 2월12일에는 '북극성-2형'을 시험발사했고, 태양절 100주년과 105주년에는 대규모 열병식을 개최했다.

그런 만큼 올해도 열병식을 개최하거나 신형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같은 첨단무기를 시험발사하는 식으로 기념일을 보낼 가능성을 배제할 수는 없어 보인다.

하지만 북한이 주변국가를 크게 자극하거나 정세를 악화시키는 수위의 행동을 하기보다는 내부 행사로 비교적 차분하게 보낼 것이란 전망도 동시에 나오고 있다.

북한이 올해 사업 방향을 제시한 제8기 제4차 전원회의를 보면 현재로선 북한의 대남·대미 사업은 우선순위가 아니기 때문이다.

북한은 전원회의 분과 회의를 통해 대남·대미 사업에 대해 논의했다는 사실은 공개했지만, '결론'에서 세부 내용이나 결과는 공개하지 않았다.

대외 관계에 대한 논의는 지속적으로 하고 있지만, 행동으로 나서기에는 적절한 시기가 아니라고 판단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코로나19 상황이 계속되고 있고, 2월 베이징 동계올림픽, 3월 한국의 대선 등 대외 정책환경 변동성이 높아 일단은 정세를 관망하며 운신의 폭을 넓히는 쪽으로 가닥을 잡았다는 설명이다.

또 내부 경제 문제 해결이 시급하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지난해를 '승리의 해'로 규정했지만, 여전히 경제 상황이 녹록지 않은 것으로 추측된다. 이번 전원회의에서도 식량 증산 등 경제 문제 해결 논의가 집중됐다.

이에 올해 상반기도 대외 사안보다는 경제 발전에 주력하면서 성장 동력 마련에 애를 쓸 것으로 예상된다. 상반기에 예정된 각종 기념일도 대외 메시지 발신보다 대내 결속용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

대외 사안 관련해서는 지난해 9월 김정은 총비서가 남측의 '종전선언'을 직접 거론하며 대화 가능성을 언급하고 나섰던 것처럼 '적절한 계기'가 왔다고 판단할 때까지 '정중동' 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다만 정세와 '무관한' 무기체계 시험 및 공개는 주요 기념일을 계기로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 북한은 지난해에도 수 차례 신형 미사일을 시험발사하고 국제사회가 '도발'로 간주하는 탄도미사일까지 신형을 계속 개량하고 있음을 밝힌 바 있다.

대신 김정은 총비서가 시험발사 현장에 참관하거나, 관련해 대외적인 메시지를 내지 않는 선에서 무력시위 강도를 조절했다. 때문에 북한의 지난해 무력시위가 정세 악화로 직결되지 않은 측면도 있다.

북한은 지난해 당 대회에서 '초대형 핵탄두'나 '핵잠수함' 등 핵 관련 개발도 지속할 방침을 천명했다. 이후 김 총비서의 집권 10년을 기념하며 핵무력 완성도 주요 성과로 과시했다.

이에 따라 올해 주요 정주년 기념일에 핵 관련 '신무기'를 공개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다만 핵실험이라는 극단적인 형태이기보다는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대외적인 파장을 나름대로 극도로 조절하는 방식을 택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yeh25@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