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외 총괄' 김여정도 조용…연말까지 '정중동' 이어질 가능성

김정은 잠행 속 기존 대화 조건 유지…한미 동향 살필 듯
연말까지 '경제 총력' 분위기 속 김여정도 내치에 역할

북한 조선중앙TV가 9월12일 오후 "조선노동당 창건 76돌을 맞으며 국방발전전람회 '자위-2021'이 10월11일 3대혁명전시관에서 성대히 개막되었다"면서 행사 전반을 상세히 보도했다. 인민군의 격술 시범을 보는 김정은 당 총비서 뒤로 그의 동생인 김여정 당 부부장의 모습도 포착됐다.(조선중앙TV 갈무리)ⓒ 뉴스1

(서울=뉴스1) 이설 기자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의 잠행이 한 달 이상 길어지고 있는 가운데, 대외 메시지를 총괄하고 있는 김여정 당 부부장도 별다른 행보 없이 잠잠한 모습이다. 김 총비서가 한미에 대화 선결 조건으로 제시한 이중 기준과 적대 정책 철회에 뚜렷한 진전이 없는 한 연말까지 '정중동'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김 부부장은 지난 9월 세 차례 담화를 발표한 이후 별다른 외부 활동은 보이지 않고 있다. 김 부부장은 당시 문재인 대통령의 '한반도 종전선언' 제안에 "흥미롭다"라고 밝힌 데 이어 남한의 태도 변화를 전제로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재설치, 남북 정상회담 가능성 등을 언급했다.

김 부부장이 별다른 추가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는 것은 잠행이 길어지고 있는 김 총비서의 행보와도 관련 돼 보인다. 김 부부장은 가장 최근의 담화에서 대외 사안에 대한 자신의 의견을 밝히면서도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견해라는 점을 꼭 밝혀두고자 한다"면서 김 총비서가 대외 정책의 '최종 결정권자'임을 분명히 했다.

이런 가운데 김 총비서는 지난달 11일 국방발전전람회 '자위-2021' 개막식에서 이중기준, 적대시 정책 철회 등 기존 대화 조건을 재확인한 이후 한 달 이상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는 선결 조건을 재차 상기하며 대화의 '공'을 한미에 넘겼기 때문에 추가적인 입장은 밝히지 않고 있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한미 외교당국이 종전선언과 대북 인도적 지원 등을 의제로 최근까지 활발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으나 별다른 진전이 없는 상황도 영향을 끼친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에는 성 김 미국 국무부 대북특별대표와 윌리엄 번스 미국 중앙정보국(CIA) 국장, 애브릴 헤인스 미 국가정보국(DNI) 국장 등 정보수장 등이 잇달아 방한해 우리 측과 대면 협의를 가졌다. 김 부부장은 이 같은 한미의 상황을 지켜보며 다음 전략을 고민하고 있을 것으로 보인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1일 "올해 농사의 경험과 교훈을 똑바로 찾자"라고 촉구했다. 신문은 "올해 농사 정형을 놓고 볼 때 성과도 있지만 반드시 극복해야 할 편향도 적지 않다"라고 지적했다. 사진은 토의 중인 함경북도 농촌경리위원회.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동시에 북한 내부적으로 올해 연말까지 경제 성과 내기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는 분위기도 영향을 준 것으로 관측된다. 국가정보원은 김 부부장이 북한의 외교안보를 총괄하면서도 내치에서도 역할을 확대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김 부부장은 비공개로 민생 동향을 파악하고 김 총비서에 올라가는 소원수리를 집중 관장하는 것으로 전해지는데, 연말 상황과 맞물려 업무가 산적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10일 당 창건 76주년 기념일 행사로 내부 결속을 꾀한 이후 북한은 연일 각 단위의 경제 성과를 전하며 추동력을 높이고 있다. 북한은 현재까지 달성한 성과를 선전하는 것과 동시에 미진한 단위를 공개적으로 질타하는 등 긴장감을 고조하는 모습이다. 새로운 국가경제발전 5개년 계획의 첫해 성과로 나머지 4년의 추동력이 결정된다고 보는 만큼, 연말까지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최근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의 여파로 2년간 봉쇄됐던 북중 철도 운행이 재개될 조짐도 보이고 있으며 대외적으로는 북중 고위급 접촉도 빈번해지고 있다. 이에 연말까지는 중국과의 관계를 공고히하고 경제 현안에 집중할 필요성도 높아진 상황이다.

다만 김 부부장은 앞서 김 총비서의 잠행 속에서도 '권위를 가진' 대외 메시지를 내왔기 때문에 다시 그가 담화를 통해 입장을 표명할 가능성은 남아있다. 지난 9월에도 수시로 대남 및 대외 입장을 발표했으며 이후 김 총비서도 그의 담화에 언급된 내용들이 담긴 대외 입장을 표명한 바 있다.

sseol@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