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日 겨냥해 미사일 발사 가능성…對 태평양 영향력 높인다
김여정 '군사 대응' 경고 후 연쇄 발사…대일 압박 이례적 고조
구축함·핵잠수함 앞세워 태평양에서 대미 견제·압박 확대에도 주목
- 한상희 기자
(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북한이 지난 12일 강원 원산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사거리 700여㎞의 탄도미사일 도발을 감행한 것은 일본의 토마호크 순항미사일 실전배치 움직임을 겨냥한 맞대응 성격일 수 있다는 분석이 13일 나온다.
북한이 한미 연합훈련 등에 반발해 각종 미사일 발사를 단행하는 군사행동에 나선 적은 있지만, 일본의 특정 군사행동을 직접 지목해 비난한 뒤 이에 대응하는 무력 도발을 벌인 것은 이례적인 동향으로, 북한이 향후 태평양에서의 영향력 확대를 추진하는 것일 가능성도 제기된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이번 미사일의 비행거리인 약 690∼700㎞가 발사지인 원산 일대에서 일본 사세보항까지의 직선거리와 사실상 일치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사세보항이 최근 토마호크 실사격을 실시한 일본 해상자위대 이지스함 '조카이'의 모항이라는 점에서다.
토마호크는 함정에서 발사돼 저고도로 장거리를 비행하면서 레이더를 피해 기동한 뒤 지휘부 및 핵·미사일 시설 등 주요 거점을 타격할 수 있는 순항미사일이다. 이미 여러 전장에서 성능이 검증된 토마호크 미사일을 일본이 대량 도입해 실전 운용 단계로 넘어가면서 북한이 느끼는 위협의 강도도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일본이 독자적으로 결정하든 미국과 공동으로 운용하든, 북한을 직접 공격할 수 있는 정밀타격 수단이 일본에 배치되는 것 자체가 위협일 수밖에 없다. 일본이 미군의 후방지원 역할에서 벗어나 북한의 지휘부와 핵·미사일 시설 등을 직접 타격할 수 있는 주체로 바뀔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의 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총무부장은 지난 5일 일본의 토마호크 미사일 시험발사를 "공화국의 안전에 엄중한 위협"이라고 비난하며 "군사적 선택안을 추가적으로 설정할 것"이라고 예고했다. 일본에 대한 새로운 군사 행동의 필요성을 언급한 것인데, 북한은 이 담화 발표 바로 다음 날인 6일에 이어 12일에도 원산 일대에서 연쇄 무력도발을 단행했다.
홍 위원은 북한이 경고 담화에 이어 실제 행동에 나서는 방식으로 일본의 장거리 타격 능력 확보에 대응할 의지를 드러냈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다만 실제 표적 좌표가 확인되지 않은 만큼 북한이 사세보항을 직접 겨냥했다고 아직은 단정할 수 없으며, 일본의 주요 군사 거점을 타격할 수 있다는 점을 상징적으로 과시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북한은 이달 들어 일본의 '비핵 3원칙' 재검토 가능성과 재무장 움직임을 겨냥한 비난 메시지를 하루 한 건 넘게 내며 대일 압박 수위를 끌어올리고 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1∼12일 기간 동안 일본에 대한 비난조의 기사·논평을 13건 게재했다. 여기에 김여정 부장의 지난 5일 담화까지 더하면 일본을 겨냥한 강경 메시지는 모두 14건이다.
일본의 토마호크 미사일 시험발사에 대응하기 위해 김 부장이 나선 것도 주목할 대목이다. 김 부장은 주로 한미 관련 사안에 대해 김정은 총비서의 입장을 대변하는 역할을 맡아왔기 때문이다. 대일 사안에 있어 김 부장의 등장은 북한 지도부가 일본의 토마호크 실전배치를 한미와의 밀착과 연계된 민감하고 중대한 위협으로 보고 있다는 방증일 수 있다.
일본을 향한 압박은 북한의 군사적 시야가 태평양으로 확장되는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북한은 미국 주도의 국제질서에 맞서 '다극화된 세계질서'를 내세우며 중국·러시아와의 연대를 강화하는 한편, 연안 방어에 머물던 해군을 핵·미사일 기반의 해양전력으로 바꾸는 작업에 속도를 내는 등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새로운 군사 전략을 지속적으로 선보이고 있다. 5000톤급 신형 구축함 '최현'호 취역에 이어 핵추진잠수함과 1만 톤급 전략함선 건조를 추진하는 등 실제 움직임도 구체화하고 있다.
이같은 동향이 블라디보스토크를 모항으로 하는 러시아 극동함대와의 연합 전력 수립 등으로 이어진다면, 북한은 태평양에서 일본과 미국을 군사적으로 직접 견제하는 '플레이어'로 부상할 가능성도 제기되는 상황이다.
angela0204@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