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10년 넘게 지연된 문천 해군기지 건설 재개…신형 군함·잠수함 배치 염두
2015~2017년 부두 조성 뒤 장기간 중단…최근 도로·교량 등 공사 포착
김정은 "대형 군함 정박시킬 기지 없어"…최현함은 남포 민간항에 정박
- 김예슬 기자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북한이 10년 넘게 공사가 지연돼 온 강원도 문천 탑천만 해군기지 건설을 최근 재개한 것으로 나타났다. 5000톤급 신형 구축함과 핵추진잠수함 등 해군 전력 현대화에 속도를 내는 가운데 이들을 수용할 현대식 해군기지 확보에도 본격적으로 나선 것으로 보인다.
12일 북한 전문매체 NK뉴스가 위성사진 전문업체 플래닛랩스의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지난 6~9일 문천 탑천만 해군기지 부지에 건설 인력용으로 추정되는 흰색 구조물 또는 천막이 새롭게 들어선 모습이 포착됐다.
NK뉴스는 이 시설들이 향후 계획된 행정·훈련시설 건설에 투입될 인력을 위한 숙소 등으로 추정된다며 장기간 사실상 중단됐던 기지 건설이 재개된 정황으로 분석했다.
기지 주변에서도 공사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탑천만 서쪽 속전만 일대에서는 지난 5월 중순부터 기지와 연결되는 새로운 도로와 소형 교량이 건설되고 있으며, 지난달부터 탑천만 남쪽 반도에서도 도로 건설과 부지 정리 작업 등이 시작된 것으로 나타났다.
NK뉴스는 이를 토대로 북한이 당초 계획보다 해군기지의 규모와 기능을 확대하려는 것으로 분석했다.
문천 해군기지 건설은 10년 넘게 이어져 온 장기 사업이다. 북한은 2015~2017년 탑천만에 대형 군함과 잠수함을 수용할 수 있는 10여 개의 부두와 선착장을 조성했고, 2018년에는 기지를 국가 철도망과 연결하는 철교까지 완공했다. 그러나 이후 공사는 사실상 장기간 중단됐다.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는 지난 2024년 9월 미완성 상태였던 이곳을 직접 찾아 해군기지 건설을 '시급한 과제'로 제시하며 사업 재개를 주문했다.
당시 김 총비서는 이 지역이 가진 지리적 이점을 강조하면서 "해군 무력을 지역 안전환경에 기민하게 대응할 수 있는 강력한 종합적 무력으로 발전시키는 데 유리한 전략적 요충지"라고 평가했다.
북한이 최근 해군 전력 현대화에 속도를 내면서 이를 뒷받침할 기지 인프라 구축의 필요성도 커진 것으로 보인다.
북한은 지난해부터 5000톤급 신형 구축함 최현함과 강건함을 잇달아 공개하고 각종 무기체계 시험을 진행해 왔다. 핵무장을 전제로 한 핵추진잠수함 건조 사업도 추진하고 있으며, 김 총비서는 지난 6월에는 1만톤급 순양함 건조까지 지시했다.
하지만 신형 함정을 수용할 전용 해군기지 건설은 상대적으로 뒤처진 상태다.
지난 6월 공식 취역한 최현함은 현재 서해 남포의 민간 화물항에 정박해 있는 것으로 파악됐으며, 또 다른 5000톤급 구축함 강건함은 각종 항해·미사일 시험을 마친 뒤 동해 라선항에 배치된 것으로 분석됐다.
김 총비서도 지난 6월 최현함 취역식에서 구축함과 같은 "대형 군함을 정박시킬 기지가 없다"는 점을 직접 언급하며 관련 인프라 부족을 지적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이번 문천 기지 공사 재개는 북한이 신형 구축함과 향후 건조할 핵추진잠수함 등 대형 함정을 수용할 거점을 마련하는 동시에 동해 해군 전력의 운용 범위를 확대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김 총비서는 최근 북한 해군이 자국 영해에서 벗어나 먼바다까지 정기적으로 진출하는 '원양 함대'로 발전해야 한다는 구상도 제시하고 있어, 향후 문천 기지 건설 속도와 시설 확장 여부가 북한의 해군 현대화 수준을 가늠할 주요 지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yeseu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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