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흘간 '국방력 강화' 일본 집중 공격한 北…中·러와 '반일' 공동 전선
노동신문 논평·기사에 김여정 담화까지…비핵 3원칙 변경·재무장 겨냥
"日 군사력 구체적 위협으로 인식"…통일부 "중러와 입장 같이"
- 한상희 기자
(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북한이 이달 들어 일본의 '비핵 3원칙' 재검토 가능성과 재무장 움직임을 겨냥한 비난 메시지를 열흘 새 10차례 내놨다. 하루 한 건꼴이다. 일본의 장거리 타격능력 강화를 자신들에 대한 실제적이고 구체적인 위협으로 받아들이는 동시에, 한미일 군사협력의 핵심 축인 일본을 집중 견제하며 중국·러시아와 보조를 맞추려는 행보로 11일 풀이된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지난 1~10일 기간 동안 관련 기사·논평 9건을 실었는데, 이 중 7건이 중국 외교부·국방부 대변인의 일본 비판 발언을 전한 보도였다. 여기에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의 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총무부장이 지난 5일 발표한 담화를 더하면 일본을 겨냥한 메시지는 모두 10건이다.
김 부장은 '전범국 일본의 선제 공격 능력 보유는 국제 평화와 안정을 파괴하는 중대위협이다'라는 제목의 담화에서 일본 해상자위대 이지스 구축함의 토마호크 장거리 순항미사일 시험발사를 직접 겨냥했다. 그는 이를 북한을 비롯한 주변 나라를 사정권에 둔 장거리 무기 시험으로 규정하며 "절대로 수수방관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어 북한군의 무력과 지도부가 "일본의 변신에 따르는 분명한 군사적 선택안을 추가 설정하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일본 맞춤형' 군사 전략을 수립하겠다는 뜻이다. 북한은 담화 이튿날인 6일 동해상으로 단거리 탄도미사일 한 발을 발사했으나 이것이 어떤 의도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노동신문의 자체 논평 2건도 일본의 핵정책을 정면으로 겨눴다. 신문은 2일 '일본은 왜 비핵 3원칙을 수정하려 하는가'라는 기사에서 고이즈미 신지로 일본 방위상이 일본이 '핵무기를 배치'할 수 있도록 핵정책을 재검토할 수 있다고 발언한 것을 '핵보유 야망'으로 규정했다.
신문은 이어 "다카이치 정권이 내건 '강한 일본 건설' 정책은 일본을 전쟁국가로 만들겠다는 것"이라고 주장하며 "군사 분야에서의 정책 변화들은 필연코 일본을 건지기 힘든 파멸의 구렁텅이에 빠뜨리게 될 것"이라고도 했다.
9일 보도한 단평 '서푼짜리 잔꾀'는 기하라 미노루 관방장관이 비핵 3원칙을 유지하겠다고 밝힌 것도 '속임수'라고 문제 삼았다. 신문은 관방장관의 발어이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와 고이즈미 방위상의 입장과 배치되는 발언이라고 지적하며, 일본 정부가 핵보유 야망을 둘러싼 국내외의 반발을 "눅잦히기(누그러뜨리기) 위해" 관방장관을 내세운 것이라고 비난했다.
나머지 7건은 일본을 비난하는 중국의 입장을 그대로 옮긴 보도였다. 신문은 1일 일본 우익세력의 역사 왜곡을 규탄한 중국 외교부 대변인 발언을 시작으로, 2일에는 일본 방위상의 비핵 3원칙 재검토 발언을 겨냥한 국방부 대변인 논평을 소개했다. 4일에는 일본의 국가정보국 설치를, 7~8일에는 방위백서의 '중국 위협론'과 장거리 공격능력 확충 방침을 문제 삼는 중국 측 당국자의 발언을 잇달아 전했다.
9일에는 히로시마 원폭 피해 81주년을 계기로 일본의 핵무기 보유 시도를 규탄한 외교부 대변인 발언을, 10일에는 일본 해상자위대의 토마호크 시험발사와 장거리 미사일 도입·반격능력 강화를 비판한 국방부 대변인 발언을 실었다. 중국 측 발언이 나온 뒤 노동신문에 실리기까지는 6건이 사흘, 1건이 나흘 걸렸다.
전문가들과 정부는 북한의 이같은 공세가 일본의 군사력 강화가 한국·미국과의 밀착과 관련이 있다는 차원에서 북한에게 직접적인 위협이 된다는 인식과 동시에, 역시 일본의 국방력 강화를 경계하는 중국·러시아와 발을 맞추기 위한 행보로 봤다.
홍민 통일연구원 연구위원은 뉴스1과의 통화에서 "토마호크 미사일은 북한까지 사정권에 둘 수 있는 정밀타격 무기인데, 도입 얘기만 나오다 실제 시험발사까지 이뤄지자 북한은 위협이 구체화됐다고 판단한 것"이라며 "이를 단순한 한미일 연합훈련 차원이 아니라 일본발 직접 위협으로 간주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분석했다.
대남·대미 현안에 주로 목소리를 내온 김 부장이 이례적으로 일본을 겨냥해 담화를 낸 것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홍 연구위원은 "북한식 전략적 안정이라는 측면에서 북한도 주일미군 기지와 토마호크가 발사될 수 있는 일본 내 기지에 대한 공격 능력을 보다 구체적으로 확보해야 할 필요가 생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통일부 당국자는 "최근 북한은 일본의 군사 동향이나 한미일 협력 등을 아태 지역의 안보 위협이라고 주장하면서 비난을 강화하고 있다"며 "핵무력 강화에 대한 정당성을 강변하는 한편, 역내 안보 사안에서 중국·러시아 등과 입장을 같이해 3각 밀착을 강화하는 측면도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라고 말했다.
angela0204@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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