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러 지원으로 드론 개발 본격화…동북아 안보에 다층적 영향"

"북·러 군사 협력 방증…한미도 방어체계 재점검하며 안보 협력 강화"

(평양 노동신문=뉴스1) = 김정은 북한 노동당 총비서가 각종 무인정찰 및 자폭공격형 무인기를 점검하고 성능시험을 참관하는 모습.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북한이 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축적된 전술적 경험과 러시아의 지원을 바탕으로 드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는 평가가 11일 나왔다.

김보미 국가안보전략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이날 '북한의 드론 전력 강화와 러시아 협력의 전략적 의미' 보고서에서 북한이 드론의 전략적 중요성을 인식하고 자국 군사 교리에 신속히 통합하는 한편, 자폭형·정찰형 드론 개발과 인공지능(AI) 기반 기술 도입을 통해 전술적 역량을 강화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김 부연구위원은 △지난해 8월 노동신문이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의 국방과학원 무인기연구소 시찰 사실을 보도한 점 △같은 해 11월 김 총비서가 무인항공기 기술연합체 산하 연구소와 기업소에서 개발한 다양한 '가미카제 드론'의 성능시험을 직접 감독한 점 △지난 3월 포병 목표를 타격하는 AI 유도 자폭형 드론이 포착된 점 △지난 5월 김 총비서가 폭발물을 탑재한 공격용 드론의 공개 시연이 포함된 병종별 전술 종합훈련을 참관한 점 등을 바탕으로 "북한이 드론을 단순한 개발·시험 단계를 넘어 실제 작전 전술 체계에 본격적으로 통합하고 있다"라고 평가했다.

이같은 북한의 급속한 드론 생산 능력 발전에는 러시아의 지원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크다.

앞서 키릴로 부다노프 우크라이나 국방정보국장은 지난 6월 '더 워 존'과의 인터뷰에서 러시아와 북한이 북한 내에서 러시아가 생산한 '가르피야'와 이란제 자폭 드론인 샤헤드의 러시아 버전인 '게란' 계열 드론 생산 능력을 구축하기로 합의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어 안드리 예르마크 우크라이나 대통령 비서실장도 러시아가 샤헤드-136형 자폭 드론 기술을 북한에 이전하고, 생산라인 구축은 물론 미사일 개발까지 협력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와 북한은 이러한 주장을 공식적으로 인정하지는 않았으나, 양국이 드론 개발에 협력하고 있다는 의혹은 더욱 힘을 얻고 있다.

김 부연구위원은 "이같은 내용이 사실이라면, 북러 간 드론 협력은 단순한 기술 교류를 넘어 한반도와 동북아 안보 환경에 중대한 전략적 함의를 지닌다"며 "이러한 협력은 동북아 지역 군사 균형을 흔드는 요인으로 작동할 가능성이 크다"라고 짚었다.

그는 "북러 간 군사 협력이 확대될수록 한국과 미국은 방공·미사일 방어체계를 재점검하고, 드론이라는 새로운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안보 협력도 강화해 나갈 것"이라며 "기존 억제 구조를 불안정하게 만들고 역내 안보 불확실성을 심화시킬 수 있다"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북러의 드론 협력은 대북제재 체제의 균열을 가속해 북한 군수 산업을 활성화할 여지도 있다. 김 부연구위원은 "북한은 러시아와의 연계를 통해 필요한 군수 물자를 확보하는 동시에 완성된 무기체계를 해외에 수출하여 외화 수입 기반을 넓혀갈 수 있다"며 "이는 북한의 경제적 자립도를 높이는 동시에 다시 군사력 강화로 이어지는 악순환적 구조를 형성하게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yeseul@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