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파병군에 '생포시 자폭하라' 지시…'본국 송환' 피해야 될 이유

강제송환금지원칙 위배 시 북한 송환 금지…우크라이나 남을 가능성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1일(현지시간) 우크라이나군이 러시아 서부 쿠르스크 지역에서 북한 군인 2명을 생포했다고 밝혔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엑스(X)를 통해 글을 올려 생포된 북한 병사 2명이 다친 상태로 키이우로 이송됐으며 우크라이나 보안국(SBU)의 심문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사진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공개한 생포된 북한 군인. (젤렌스키 대통령 X 캡처) 2025.1.12/뉴스1 ⓒ News1 김진환 기자

(서울=뉴스1) 유민주 기자 = 최근 우크라이나군에 생포된 두 명의 북한군 진술을 통해 북한 당국이 러시아에 파병된 군인들에게 '생포 시 자폭하라'는 지시가 있었다는 정황이 포착되면서 이들이 '본국 송환' 될 경우 오히려 위험에 처할 수 있다는 우려가 13일 제기된다.

국가정보원은 13일 국회에서 열린 정보위원회에서 "최근 북한군 병사 한 명이 우크라이나 군에 포획될 위기에 놓이자 '김정은 장군'을 외치며 수류탄을 꺼내서 자폭을 시도하다 사살된 사례도 확인됐다"라고 여야 간사인 이성권 국민의힘·박선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전했다.

이어 "북한 당국의 함구에도 북한 내부에 파병 소식이 암암리에 확산 중인 가운데 파병군 가족들은 '대포밥'(총알받이)이라는 자조와 두려움을 표명했다고 한다"라고 덧붙였다.

국정원은 우크라이나에 생포된 북한군을 한국으로 데려올 가능성에 대해선 "북한군도 우리 헌법적 가치에서 봤을 때 우리 국민에게 포함되기 때문에 포로가 된 북한군의 의사가 가장 중요하다는 관점에 입각해 있다"며 "한국으로의 귀순 요청이 오면 우크라이나와 협의를 최종적으로 하겠다"라고 말했다.

다만 우크라이나는 자국의 포로와 이들을 맞교환하기를 원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엑스(X·옛 트위터)에 한글로 "김정은이 러시아에 억류된 우크라이나 전쟁 포로와 북한 군인의 교환을 추진할 수 있을 경우에만 북한 군인을 김정은에게 넘겨줄 준비가 돼 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생포된 북한군 진술에 의하면 북한은 철저히 자신들이 러시아에 파병했다는 사실을 숨기고 싶어 하는 것으로 보인다. 그 때문에 북한이 어떤 방식으로든 포로 교환 대화에 나서지 않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아울러 러시아와 북한은 북한군의 우크라이나 전쟁 파병을 아직 공식적으로는 인정하지 않고 있어 북한군에게 국제법상의 '포로' 지위 부여가 가능한지에 대한 문제는 국제법를 기반으로 복잡한 논쟁이 예상된다.

'국제법'에 포괄된 제네바 제3협약은 적군에 생포된 시점부터 '전쟁 포로'로서 인도적 대우를 받아야 하며 전쟁에 참여했다는 것만으로 처벌할 수 없다고 명시하고 있다. 또한, 제네바 협약 118조에 따르면 전쟁 행위가 종료되면 포로는 지체없이 석방, 본국으로 송환돼야 한다.

다만 이들에게 국제법상 포로 지위가 부여된다고 해도, 자국으로 복귀 시 탄압과 처벌 등 인권침해 위협에 직면한다면 송환 의무의 예외 대상으로 간주될 수 있다.

자국 병사들에 '유사시 자결'을 명령한 점에서 북한은 이번 파병을 철저히 '당국의 이익' 차원에서만 내린 것으로 보인다. '생포 시 자결'을 명령받은 이들이 본국으로 돌아갈 경우 '영웅'이 아닌 부당한 대우를 받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

이에 따라 북한군 병사 본인들의 의사에 따라 이들이 우크라이나에 남거나 제3국행을 선택할 가능성도 있다.

국제법상으로도 북한으로의 송환은 '강제송환금지원칙'에 명백히 위배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북한인권정보센터(NKDB)가 발간한 보고서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과 인권 중심의 패러다임 전환'에서는 북한 포로에게 북송이 아닌 대한민국으로의 송환을 선택할 권리를 보장하는 방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해야 한다고 제언하기도 했다.

youm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