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핵정책이 군내 분열 씨앗…주민봉기시 군은 관망할수도"

MZ 군인 5년 뒤 600만명으로 확대…'통제 불만' 공유 상황 도래
"핵 강화정책, 전통 전방군단과 포병·전략군 위상 및 서열 파괴"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서부지구의 조선인민군 특수작전부대 훈련기지를 현지 시찰하면서 전투원들의 훈련실태를 료해(파악)하는 모습. 김 총비서는 이 자리에서 "우리를 공격하려 한다면 핵무기를 사용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서울=뉴스1) 유민주 기자 = 북한 당국이 주민시위 대비 및 반(反) 쿠데타 조치를 꾸준히 취해 오면서도 핵 무력 정책을 강화하면서 군내 분열을 앞당기고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13일 국가전략연구원에 따르면 고재홍 책임연구위원은 최근 발간한 '해외독재정권의 붕괴 사례와 북한에 대한 시사점' 보고서에서 '반정부 성향의 광범위한 세력 형성'과 '군내 차별에 의한 잠재 분열'이 주민 봉기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고 분석했다.

고 위원은 현재 북한은 전체 청년 세대의 사상과 행동·언어를 통제하고 있는데, 통제에 시달리고 변화를 추구하는 청년 세대들이 북한군의 일부를 구성할 것이라는 점에 주목했다.

북한은 최근 MZ세대 전체의 행동과 사상과 언어를 통제하는 '반동사상문화배격법(2022)', '청년교양사업법(2021)', '평양문화어법(2023)'을 제정했다. 통제 대상자들은 300만 명에 이르는 16~24세 인구로, 이들은 머지않아 군의 일부(30여만 명 정도)를 차지하고 5년 뒤에는 600만 명으로 확대될 것으로 추측된다.

이는 600만 명에 이르는 북한 내 청년들이 정부 통제 정책에 대해 유사한 감정과 불만을 공유하는 상황이 도래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고 위원은 설명했다.

특히, 최근 북한 당국이 MZ세대 내 유행 중인 '김정은 통바지나 두발' 등을 따라 하는 현상에 대해 명확한 설명 없이 금지하고 있는데, 이는 과거와 같은 우상화 차원이 아닌 '조롱'으로 비치기 때문으로 해석이 가능하다고 봤다.

과거 1976년 한국 정부의 '무제한 장발단속령'이 당시 대학생의 반정부 성향을 증대시키는 계기가 되고 1979년 '부마민주시위'에 영향을 미쳤다면, 북한 MZ세대의 반감은 몇 년 뒤 '저항' 행동으로 표출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아울러 북한은 최고지도자 이외 무력 독점을 금지하며 호위군·내무군·정규군을 명확하게 구별하고 있는데, 이와 더불어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의 '핵무력 강화정책'이 북한군 내 군종 및 병종 간 차별화를 심화시켜 봉기 사태가 일어날 경우 군내 분열의 도화선이 될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10년 이상 진행돼온 핵무력 강화정책이 북한의 전통적인 전방 군단과 포병·전략군 간의 위상 및 서열을 파괴하며, 이러한 군내 차별에 의한 잠재 분열의 수준은 청년 세대가 주도하는 주민 봉기 시 군의 태도에 결정적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조선인민군 특수작전무력훈련기지를 현지 시찰하고 전투원들의 훈련을 지도하는 모습.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이는 과거 수많은 해외 독재정권 붕괴 사례를 분석한 결과 붕괴가 어디서부터 시작되든 관계없이 독재정권의 붕괴는 '군의 태도'에 의해 결정됐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독재정권의 붕괴 시 특권 세력인 '군의 지위'가 상실되고 청산 대상이 될 수 있음에도, 군이 반정부 시위에 대한 진압 명령을 거부하고 반정부 시위를 관망하는 중립적 태도를 보인 경우가 있었기 때문이다.

1979년 이란의 샤(Mohammad Reza Shah) 정권은 이란 군대가 호메이니 지지 세력에 합류하자 사퇴했고, 1986년 필리핀의 마르코스 대통령은 친위부대인 보안부대가 변절해 실각했다.

동구 공산권 독재정권과 중동의 독재정권 붕괴 사례에서는 반정부 시위에 대해 군이 관망하거나 소극적 지지를 보였으며, 심지어 쿠데타를 통해 독재정권을 붕괴시키는 반정부적 태도를 보이기도 했다고 고 위원은 전했다.

그들이 중립적 이유를 취한 배경에는 △군부가 개혁적 성향을 보이는 경우 △군내 시위대의 반정부 성향에 공감하는 세대의 존재 △군내 차별에 따른 분열이 군 일부에게 반정부적 태도가 있다고 고 위원은 분석했다.

또한, 과거 사례를 보면 집권 기간에 비해 단기간 내 정권 붕괴가 이뤄졌다는 점에서 북한 정권도 예외가 될 수 없다고 주장했다.

루마니아 차우셰스쿠 정권의 집권 기간은 24년이지만 대규모 반정부 시위가 발발한 지 8일 만에 종말됐으며, 리비아 카다피 정권은 42년 통치했지만 8개월 만에, 이집트 무바라크 정권은 40년 통치 뒤 약 보름만에 퇴진했다.

아울러, 튀니지 벤 알리 정권은 23년을 통치했지만 대정부 시위 약 한 달 만에 퇴진했다. 필리핀 마르코스 정권은 22년 통치를 이어갔지만 국민 저항에 부닥치자 18일 만에 통치자가 망명하는 등 정권이 종료됐다.

youmj@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