南대선·우크라 사태 속 '위성 시험' 계속하는 北… 속내는?
'미사일' 언급 없이 '살라미 전술'로 對美 압박
'태양절' 목표 내부 결속 및 성과 과시용 해석도
- 이설 기자
(서울=뉴스1) 이설 기자 = 북한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사태와 우리나라의 대통령선거 국면 속에서 '정찰위성 개발 시험'을 연속으로 진행함에 따라 그 속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북한은 지난달 27일과 이달 5일 등 2차례 실시한 준중거리탄도미사일(MRBM)급 발사체 시험을 '정찰위성 개발을 위한 중요 시험'이라고 밝혔다.
북한 관영매체 보도에 따르면 각각의 발사에선 정찰위성에 장착할 '촬영기'(카메라) 성능 시험과 위성자료 송수신·조종지령체계 및 지상 위성관제체계 시험이 이뤄졌다.
북한은 올 1월에만 탄도미사일 6차례·순항미사일 1차례 등 총 7차례에 걸쳐 미사일을 쏴 올리다 중국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계기로 한 달가량 '도발 휴지기'를 보냈다. 그랬던 북한이 '정찰위성 개발'을 빌미로 다시 미사일 발사에 몰두하자 그 배경을 두고 여러 해석이 나오고 있다.
일단 북한은 이번 2차례 '정찰위성 개발 시험'에 대해 자위적 국방력 강화 차원의 내부계획에 따른 시험이라고 밝히고 있다. 우크라이나 사태나 우리 대선 등 대외정세와는 무관하단 얘기다.
북한의 '군사 정찰위성 운용'은 작년 1월 제8차 당 대회에서 제시한 중요 과업으로서 '국방력 강화 5개년 계획'에서 중요 부문을 차지한다.
따라서 북한이 1년 전 공언했던 대로 정찰위성 개발에서 성과를 거둔다면 내달 15일 제110주년 태양절(김일성 주석 생일)을 계기로 이를 과시하며 내부 결속 다지기용으로 쓸 가능성이 있다.
물론 북한이 이번 2차례 발사를 탄도미사일이 아닌 '정찰위성 개발'로 표현한 사실을 두곤 국제사회의 비판을 피하면서 국방 분야 성과를 챙기기 위한 의도란 해석도 나온다.
특히 북한이 짧은 시간 안에 비슷한 미사일 성능시험을 계속하는 '살라미 전술'을 보이고 있는 점에 주목해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인공위성 발사용 우주 로켓과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은 기본 원리가 같다. 따라서 북한이 실제로 정찰위성 발사에 나설 경우 미국 등 국제사회는 ICBM 시험발사 재개로 간주하고 재차 대북제재 카드를 꺼내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에 대해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북한이 살라미 전술엔 미국을 압박하면서도 한편으론 '레드라인'(한게선)을 넘지 않을 명분을 달라는 간접적인 메시지도 담긴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선 미국 정부가 우크라이나 사태를 계기로 북한의 주요 우방인 러시아를 고립시키는 데 성공한다면 "북한에도 큰 부담이 될 수 있다"는 이유로 "북한이 대미(對美) 협상력을 높이기 위해 위성 개발을 명분 삼아 미사일 기술 고도화를 시도하는 것일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미국이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몰두하고 있는 동안엔 북미관계 개선 가능성도 희박하다"며 "북한도 (미국과의) 장기전 대비 차원에서 전략전술무기 개발을 통해 자위적 전쟁 억지력을 강화하고 협상력 축적도 도모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북한이 미사일을 쏜 이달 5일이 우리나라 대선 사전투표 2일차였던 데 주목하기도 한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북한은 이번 대선 결과가 당장의 남북관계에 미칠 영향은 미미하다고 보고 있을 것"이라고 전하고 있다.
임 교수는 "남측의 대선 동향이 북한의 안보불안 심리를 자극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면서도 "그러나 북한은 '누가 (남한) 대통령이 돼도 남북관계 진전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판단 아래 지금은 자위적 국방력 강화가 최선이라는 인식을 더 확고히 다지는 상황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북한연구센터장도 "북한이 우리 대선을 의식했다면 사전투표일 오전에 이런 시험을 하진 않았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sseo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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