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지뢰에 아군 다치고, 軍은 '상응 조치' 예고…남북관계엔 '악재'

합참 "DMZ 폭발물, 北 지뢰 가능성 매우 높아…확인 땐 모든 책임 북한에"
군사적 '상응 조치' 선택지는 제한적…'대화로 풀자' 협상 제의 가능성도

양진혁 합동참모본부 작전부장이 28일 서울 용산구 국방부 브리핑실에서 DMZ 지뢰 추정 폭발 상황 관련 중간 조사 브리핑을 하고 있다. 2026.9.28 ⓒ 뉴스1 김진환 기자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비무장지대(DMZ)에서 우리 군 장병 3명이 다친 지뢰 폭발 사고의 원인이 북한군이 매설한 지뢰일 가능성이 크다는 군의 판단이 나왔다. 군은 폭발물이 북한군이 '매설'한 지뢰로 최종 확인된다면 '상응한 조치'를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북한군의 공작 여부를 떠나 이번 사건이 남북 관계에는 악재로 작용할 수밖에 없다는 관측이 28일 제기된다.

합동참모본부(합참)는 이날 오후 이번 사고에 대한 1차 조사 결과 발표 브리핑을 통해 이번 사고는 북한군의 지뢰가 폭발하면서 발생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밝혔다.

사고 지점은 군사분계선(MDL)에서 남쪽으로 10여m 떨어진 곳이다. 당시 우리 군 수색대는 북한군의 지뢰 매설에 따라 발생한 것으로 의심되는 '지형 변화'를 확인하기 위해 신규 수색로를 개척하고 있었으며, 철수를 준비하던 중 두 차례 폭발이 발생했다.

당시 수색로 개척에 투입된 장병 중 공병 요원은 폭발 지점 인근에서 북한군의 목함지뢰와 유사한 형태의 플라스틱 지뢰 추정 물체를 봤다고 진술하기도 했다. 합참은 이를 북한군이 1969년부터 사용해 온 갈색 계열의 수지(플라스틱)반보병지뢰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추가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또 북한이 사고 지역 불과 10m 인근에서 '남북 두 국가' 선언에 따른 접경지대 요새화 작업의 일환으로 지뢰를 매설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는 만큼, 이 작업 도중 지뢰가 유실됐거나 고의적으로 사고 지점에 지뢰를 매설했을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특히 군은 수색대원들의 방탄헬멧 등을 분석한 결과, 폭발물에서 발생한 파편에 아군 지뢰 폭발 시 발생하는 '철제 파편'은 없으며, '갈색의 이물질'만 발견됐다고 밝혔다. 이는 현장에서 목격된 갈색 계열의 수지반보병지뢰와 유사한 지뢰가 폭발했다는 추정을 가능하게 하는 대목이다.

관건은 폭발한 지뢰가 북한군이 '매설'한 것인지와 매설 시점일 것으로 보인다. 북한군이 '최근'에 이 지점에 지뢰를 매설했다면, 자신들의 MDL 인근 활동을 감시할 것으로 예상되는 우리 군 수색대를 노린 공작으로 볼 수 있다.

만일 북한이 오래전에 이 지점에 지뢰를 매설했다면, '공작'의 혐의는 벗을 수 있어도 무단으로 MDL 이남으로 내려와 군사적 활동을 했다는 점에서 정전협정 위반이 된다.

이 경우 정부는 북한에게 '사과'는 물론 책임자 처벌이나 재발 방지를 위한 대책 제시를 요구할 것으로 예상된다. 경우에 따라 DMZ 및 MDL 인근에서 우리 군의 군사 활동 수위도 올릴 가능성이 있다. 아울러 '해결책' 협의를 위한 대화 제의 가능성도 제기된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석좌교수는 "북한의 매설 행위가 확인된다면 책임자 처벌과 사과, 재발 방지를 강하게 요구해야 한다"며 "특히 재발 방지를 위해 남북 군사당국회담을 열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하지만 유실된 지뢰가 이곳으로 흘러들어와 땅에 묻힌 것이라면, 북한의 '고의성'을 판단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이번 사안의 '출구'를 찾기 쉽지 않은 상황이 전개될 수도 있다.

지난 5년여간 적대적 남북 관계를 유지해 온 북한은 이번에 폭발한 지뢰의 '매설' 혹은 유실 여부와 무관하게 이번 사건의 책임 자체를 총체적으로 부인할 가능성이 커 보인다.

사건 자체를 남측의 '조작'이라고 주장하거나, 자신들의 책임으로 사안이 전개될 빌미를 주지 않기 위해 아예 별다른 반응을 내놓지 않는 '무관심' 전략으로 대응할 가능성도 있다.

군이 예고한 '상응 조치'의 수위와 내용도 주목된다. 우리 군이 맞대응 차원에서 MDL 이북 지역에 지뢰를 매설하는 방식은 현실성이 떨어지고, 대북 확성기 방송 등 과거 활용했던 군사적 대응 수단 역시 접경지역 주민 피해와 장기적 긴장 고조 가능성을 함께 고려해야 한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이재명 정부가 선제적으로 중단한 대북 확성기 방송을 재개한다는 것은 대북정책의 전면적 전환을 의미한다"라며 "이번 사건이 한반도 평화 공존이라는 정책의 기조를 포기할 사안까진 아니다"라고 평가했다.

전문가들 사이에선 군이 북한군의 MDL 일대 움직임에 대한 감시·정찰을 강화하고 추가적인 침범이나 지뢰 매설 움직임이 포착될 경우 경고방송·경고사격 등 현장 대응을 강화하는 방식의 '상응 조치'를 할 가능성이 있다고 본다.

통일부 당국자는 "최종 조사 결과가 나오면 정부 내 논의를 거쳐 대응 방향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yeseul@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