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적' 표현 공론화, 적대적 언어 손본다…통일부, '3대 평화공존 청사진' 후속조치

남북 '상호 존중 이름부르기'도 논의…민족공동체통일방안 발전안 마련
북핵 고도화 '우선 중단' 해법 모색…'피스메이커-페이스메이커+' 가동

이재명 대통령이 15일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81주년 광복절 경축식에서 경축사를 하고 있다. 2026.8.15 ⓒ 뉴스1 이재명 기자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통일부가 이재명 대통령이 광복절 경축사에서 제시한 '3대 평화공존 청사진'을 구체화하기 위한 후속조치에 착수한다. 남북 간 '적대의 언어'를 바꾸기 위한 공론화부터 9·19 남북군사합의 복원, 정전체제의 평화체제 전환 논의, 북한의 핵 능력 고도화 중단 방안 마련 등을 단계적으로 추진한다.

통일부는 15일 이 대통령의 광복절 경축사와 관련한 입장을 내고 "지난해 한반도 평화공존을 위한 '3대 원칙'을 제시한 데 이어 올해는 원칙을 넘어 실천으로 나아가기 위한 '3대 청사진'을 밝혔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 대통령은 이날 경축사에서 △서로를 존중하는 '포용적 평화공존' △싸울 필요가 없는 '안정적 평화공존' △세계 평화에 기여하는 '책임 있는 평화공존'을 제시했다.

'적대의 언어'부터 바꾼다…'주적' 표현 대체·남북 이름부르기 공론화

이 대통령은 "남과 북이 서로를 존중하고 불필요한 대결을 멈춰야 한다"며 "서로가 인식과 규범, 제도에서부터 적대성을 하나씩 줄여 나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남북이 평화공존과 공동성장을 위해 함께 마주 앉길 바란다"며 "이는 양보가 아닌 공존의 출발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통일부는 우선 우리 사회 내부의 '적대의 언어'를 바꾸기 위한 공론화를 추진한다. 남북이 서로를 존중하는 방식으로 상대를 부르는 문제와 '주적' 표현을 다른 표현으로 대체하는 방안 등 그동안 변화 필요성이 제기돼 온 사안에 대해 각계 의견을 수렴하고 관계부처 협의를 거쳐 구체적인 방안을 마련할 계획이다.

아울러 전문가 인식조사와 공론화를 토대로 한반도 평화공존의 비전과 미래지향적 통일상을 반영한 '민족공동체통일방안' 발전안을 마련한다.

남북 간 실질적 교류를 위한 '4대 평화교류'도 구체화한다. 보건의료 협력과 원산갈마 관광 협력, 서울~베이징 고속철도, 광역두만개발계획(GTI) 연계 협력을 추진하고 민간단체·재외동포·국제기구 등을 통한 남북 소통과 교류 재개를 지원한다.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남북협력기금 활용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관련 시행령 개정도 추진한다.

경기도 파주시 오두산 통일전망대에서 바라본 북한 황해북도 개풍군 마을 모습. 2025.11.18 ⓒ 뉴스1 이재명 기자
판문점·군통신선 복원 대화 제의…9·19 군사합의 복원 추진

'안정적 평화공존' 분야에서는 단절된 남북 연락채널 복구와 9·19 군사합의 복원이 핵심 과제로 제시됐다.

통일부는 주요 계기를 활용해 판문점 연락채널과 군 통신선 복원을 위한 대화를 북측에 제의하고, 관계부처 협의를 통해 9·19 군사합의 복원 방안과 시기를 구체화할 방침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긴장과 갈등을 통제할 제도, 위기와 확전 방지를 위한 여러 겹의 안전장치를 반드시 마련해야 한다"며 "선제적이고 지속적인 평화 조치를 취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접경지역에서는 비군사적 사업을 확대해 이른바 '평화 안전핀'을 구축한다. 비무장지대(DMZ) 평화의 길과 평화이음열차를 확대하고 평화경제특구 지정과 기반시설 지원, 경원선 복원 사업 재개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이 지난 5일 청와대 영빈관에서 열린 외교부, 통일부, 국방부, 국가보훈부 2차 업무보고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청와대통신사진기자단) 2026.8.5 ⓒ 뉴스1 이재명 기자
"오래된 전쟁 끝내자"…정전→평화체제 전환 논의 착수

'책임 있는 평화공존' 구상에서는 한반도의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전환하기 위한 논의에 착수하고, 북한의 핵 능력 고도화를 우선 멈추기 위한 실효적 방안도 마련하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전쟁을 종식하고 한반도의 불안정한 정전체제를 평화체제로 바꾸는 여정에 나설 것"이라며 "서로에 대한 상호 위협 의사를 내려놓고 아주 오래된 전쟁을 끝내기 위한 당사자들 간의 논의를 시작하자"고 북측에 제안했다.

이어 "이를 통해 북의 핵 능력 고도화를 멈출 실효적 방안도 논의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통일부는 관계부처와 협의해 평화체제 전환을 위한 구체적인 실천 전략을 마련하는 한편 오는 9월 유엔총회와 11월 중국 선전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 등 주요 국제무대를 활용해 주요국의 지지를 확보할 계획이다.

북핵 문제에서도 관계부처 협의를 통해 실현 가능한 구체적 해법을 마련하고 주요국과의 전략적 소통을 통해 북한의 핵 활동을 우선 중단하는 논의를 견인한다는 구상이다.

완전한 비핵화라는 최종 목표를 지향하면서도 당장 북한의 핵 능력 증강을 멈추는 데 초점을 맞춘 단계적 접근을 본격화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의 한반도 평화 구상을 뒷받침하기 위한 '피스메이커-페이스메이커+(플러스)'도 가동한다. 범정부 협력체계를 구축하고 주요국과의 소통을 통해 국제사회의 지지를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이 대통령은 "적대와 대결의 에너지를 평화공존과 공동번영의 동력으로 바꿔내겠다"며 "페이스메이커이자 한반도 평화의 당사자로서 역할과 책임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통일부는 "3대 청사진은 한반도 평화공존을 통해 오늘의 삶을 안전하고 풍요롭게 만들어 나가고 미래의 통일을 준비하기 위한 설계도"라며 "관계부처와의 긴밀한 협의와 충분한 공론화를 거쳐 후속조치를 차질 없이 추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yeseul@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