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4차 남북관계 기본계획 '조기 종료'…5차 계획 수립
"적대→평화 공존 전환…남북기본협정 체결 추진"
정동영 "남북관계 폐허…정치 실패 반성해야"
- 김예슬 기자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정부가 지난 2023년부터 이행해 온 4차 남북관계발전기본계획을 조기 종료하고 5차 기본계획 수립에 나섰다. 4차 기본계획이 윤석열 정부 때 수립돼 현재의 정세와 남북관계, 정부의 대북 기조에 맞는 새로운 계획 수립이 필요하다는 차원에서다.
정부는 19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정동영 통일부 장관 주재로 '2026년도 제1차 남북관계발전위원회'를 개최하고 제5차 남북관계발전기본계획(2026~2030)안을 상정해 심의했다.
이번 계획은 2023부터 2027년까지 적용하려던 4차 기본계획을 조기 종료하고 새로 수립됐다. 정권 교체에 따라 바뀐 대북 정책의 기조 변화와 정책 환경 전환 등을 이유로 기존 계획을 앞당겨 정리하고 새로운 기본계획을 마련했다는 게 정부의 설명이다.
정부는 이번 5차 기본계획에 이재명 정부의 대북 정책 기조인 '한반도 평화 공존과 공동 성장'을 비전으로 △평화 공존 제도화 △공동 성장 기반 구축 △전쟁과 핵 없는 한반도 실현을 목표로 제시했다.
또 △북한 체제 존중 △흡수통일 불추구 △적대행위 불추진이라는 3대 원칙을 명시하며 긴장 완화와 관계 안정 의지를 분명히 했다. 구체적으로는 남북 상시 통신선 복원과 대화 재개 등 관계 정상화, 단계적 북핵 해법, 교류협력 확대, 이산가족 등 인도적 문제 해결, 평화경제 구상, 국민 참여 확대 등 6대 과제를 중심으로 추진된다.
특히 정부는 5차 기본계획이 북한이 남북관계를 '적대적 두 국가'로 새로 규정한 이후 처음 마련되는 것임을 강조하며, 남북관계를 '통일을 지향하는 평화적 공존 관계'로 전환하는 것이 기본계획의 방향성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평화적 두 국가'라는 표현을 공식 문구로 명시하지는 않고, 적대성을 완화하는 정책 기조에 초점을 맞췄다는 것이 정부의 설명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대북 정책의 목표와 환경이 크게 변화한 만큼 기존 계획을 유지하기보다 새로운 방향에 맞는 기본계획을 조기에 수립할 필요가 있었다"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정부는 1991년 남북 합의로 남북 간 화해·협력을 위한 기본 원칙 및 실천 방향을 명시해 채택한 남북 기본합의서를 발전시킨 '남북 기본협정' 체결도 추진 과제로 제시했다. 또 법 개정에 따라 처음으로 직전 기본계획에 대한 평가가 포함됐다. 정부는 정량지표보다는 정책 효과를 중심으로 한 정성평가를 통해 향후 계획에 반영할 방침이다.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이날 모두발언에서 "20년 전 남북관계발전법을 만들며 제도적 기반을 마련했지만 지금은 남북관계가 폐허가 됐다"며 "한국 정치의 실패를 얘기하지 않을 수 없다"라고 말했다.
정 장관은 이어 "자주·평화·민주라는 기본 원칙이 흔들리고 있다"며 "평화의 원칙이 어떻게 실종됐는지 반성해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정부는 지난 2005년 제정한 남북관계발전법에 따라 5년마다 남북관계발전기본계획을 수립하고, 대북정책을 범정부 차원에서 추진하도록 돼 있다.
정 장관은 '적대 대결 노선의 부정적 유산 제거'와 '전시작전권 환수를 통한 자주국방' 등 이재명 정부의 정책 목표를 언급하며 "현실을 인정하고 상대를 존중하면서 현실적 방안을 찾아나가겠다"라고도 말했다.
정부는 향후 차관회의와 국무회의를 거쳐 기본계획을 확정하고, 연내 시행계획을 마련할 방침이다.
yeseul@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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