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개 국가 국민들 "북핵은 위협 요인, 남북 통일은 어려워"

통일연 글로벌 조사…"통일 필요성 인정하지만, 실현 가능성 작아"

나란히 걸린 인공기와 태극기. 2023.9.25/뉴스1 ⓒ News1 민경석 기자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다수의 외국인들이 한반도 통일의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실제 실현 가능성은 작다고 보는 것으로 나타났다. 통일이 이상적 목표로는 인식되지만, 가시적 현실로 보지는 않는 인식이 뚜렷하다는 분석이다.

통일연구원은 30일 8개국(미국·일본·독일·캐나다·이탈리아·폴란드·스웨덴·몽골) 국민 9519명을 대상으로 지난 8월 실시한 '2025 글로벌 통일인식조사'를 발표했다. 조사 대상자는 모두 일반 국민으로, 조사는 각 권역별 패널 설정을 통한 온라인 조사로 이뤄졌다.

조사 결과에 따르면, 조사 대상국 전체에서 남북한 통일이 "필요하다"라고 응답한 비율은 48.7%로 절반에 육박했지만, "가능하다"는 응답은 27.1%에 그쳤다

대부분의 국가에서 통일의 필요성과 가능성에 대한 인식 격차가 뚜렷한 것으로 확인됐다. 미국 국민들은 55.6%가 통일 필요성에 공감했지만 통일이 가능하다고 답한 이들은 27.2%에 불과했다. 독일 국민들 역시 통일의 필요성(55.4%)에 비해 가능성(29.9%)을 현저히 낮게 봤다. 통일을 직접 경험한 독일조차도 '통일은 필요하지만 쉽지 않다'는 현실 인식이 큰 셈이다.

몽골에서만 통일이 필요하다는 응답과(63.1%)과 가능성이 있다(61.7%)는 응답 비율이 모두 높게 나왔다. 이는 몽골이 북한과의 전통적 우호국이라는 점, 동시에 '한류'의 유행 등 한반도 문제에 대한 높은 관심도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로 해석된다.

일본의 경우 통일이 필요하다(29.3%)는 응답과 통일이 가능하다(13.4%) 응답 모두 조사국 중 최저치를 기록했다. 통일연구원은 한반도 통일이 일본의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을 수 있다는 일본 사회의 여론이 작용한 결과로 분석했다.

보고서는 종합적으로 국제사회가 한반도 통일을 바람직한 방향성으로는 인식하고 있으나, 북핵 문제의 장기화와 미중 전략 경쟁, 남북 간 구조적 단절을 고려할 때 단기간 내 실현 가능한 목표로는 보지 않는 경향이 강하다고 진단했다.

아울러 이번 조사에 따르면 8개국 중 7개국은 한국을 신뢰와 협력의 국가로, 북한을 위협과 불신의 대상으로 인식하지만, 일본만은 예외적으로 한국과 북한에 모두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중간값인 3을 기준으로 비교하면, 일본을 제외한 모든 국가는 남한에 대한 신뢰도의 평균값이 3 이상"이라며 "일본의 남한에 대한 신뢰도 평균값은 2.65인데, 이는 평균적으로 일본인들은 남한을 조금 불신하고 있음을 보여 준다"라고 해석했다.

yeseul@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