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부, '대남방송 피해' 접경지 보상 약속…"평화경제특구 조성 본격화"
'평화경제특구' 지정은 李 대통령 공약…내년에 본격 착수
- 임여익 기자
(서울=뉴스1) 임여익 기자
"여기는 관광으로 먹고사는데 북한에서 오물풍선 보내고 대남방송 심할 때는 파리만 날렸죠. 지금은 조용해지면서 관광객이 하루에 3000명씩 다녀가요. 이게 '평화'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어요."(경기도 파주 통일촌 이장 이원배 씨)
정부가 그간 북한의 대남방송으로 인한 접경지 주민들의 피해 보상을 약속하고, 해당 지역을 '평화경제특구'로 발전시키겠다는 구상을 재확인했다.
통일부는 10일 경기도 파주 민간인통제구역의 '캠프 그리브스'에서 '접경의 목소리, 평화를 말하다' 행사를 개최하고 접경지 주민들의 목소리를 청취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 자리에는 김남중 통일부 차관을 비롯해 박정 더불어민주당 의원, 김대순 경기도 행정2부지사, 정일영 서강대 교수, 김진환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객원연구원, 그리고 파주 주민 50여 명이 참석했다.
김 차관은 지난 정부에서 국내 민간단체의 대북전단 살포와 북한의 오물풍선 및 대남 소음 방송 맞대응으로 남북 간 적대 분위기가 형성됐다며 "그 피해는 오롯이 접경지 주민들이 감내해야 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가 접경지 주민들에 대한 보상 차원에서 '평화경제특구' 지정을 추진하고 있음을 강조하며 "주민들이 받아온 고통을 치유할 방안을 마련하고, 접경지를 비롯한 한반도에 항구적인 평화가 정착되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밝혔다.
앞서 이재명 대통령은 대선 후보 시절이었던 지난 5월 "특별한 희생을 감내해 온 접경지역 주민에게는 특별한 보상이 필요하다"면서 평화경제특구 지정을 골자로 한 남북 접경지 관련 공약을 내놓은 바 있다.
파주의 접경지 일대 주민들은 이날 정부에 지난해 민간단체의 대북전단 살포와 이에 따른 북한의 오물풍선 살포, 대남 소음 방송 전개로 인한 각종 피해를 호소했다.
민간인통제구역 내 통일촌의 이장 이원배 씨는 "우리 지역은 관광수입이 사실상 경제적 이익의 전부라 북한의 오물풍선 살포와 소음 방송이 심할 때는 외국인 관광객이 반으로 줄어 힘들었다"면서 "새 정부가 들어서고 남북 화해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지금은 하루 평균 3000명의 관광객들이 마을을 찾고 있다"라고 말했다.
해마루촌의 주민 A 씨는 "북한으로부터의 소음은 잦아들었지만 우리 군 소총과 포 사격 소리로 인한 일상적 피해도 크다"며 "가족 중 가임기 여성이 있는데 마을에 들어오지 못하게 할 정도"라고 우려했다.
정일영 서강대 사회과학연구소 교수는 "현재 주민들의 피해를 조사하고 보상하기 위해 지난 6월부터 '민방위기본법'이 시행되고 있지만 행정절차가 매우 복잡하고 불안 장애 등의 심리적 피해를 산정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다"라고 짚었다.
그러면서 "통일부와 군, 경기도, 시민사회 간 '민관협력체계'를 만들어 피해 현황과 지원 시설 등 정보를 체계적으로 공유하고, '분단고통치유센터'를 한반도통일미래센터에 설치할 필요가 있다"라고 제언했다.
한편 정부는 국정과제 중 하나로 접경지를 '평화경제특별구역'으로 조성하고 비무장지대(DMZ)를 국제 생태·평화관광 협력지구로 개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통일부는 이를 위해 이달 초 조직 개편을 통해 평화교류실 산하 '접경협력과'를 신설해 관련 사안을 전담하게 했다.
통일부는 이미 지난해부터 그간 경제 발전에서 소외됐던 접경지역을 개발해 국토의 균형발전을 꾀하고 장기적으로 남북경제공동체 실현에 기여한다는 '평화경제특구' 기본구상을 수립해 관련 내용을 지난 4월 발표한 바 있다.
15개 시·군을 크게 3개 권역으로 나눠 △서부권(강화·옹진·김포·파주·고양)은 '미래 혁신제조업, 신산업 분야 첨단산업단지'로 △중부권(양주·동두천·연천·포천·철원)은 '농업+관광+경공업 융합형단지'로 △동부권(춘천·화천·양구·인제·고성)은 '관광중심 첨단물류·서비스 특화단지'로 육성한다는 것이 기본구상의 골자다.
여기에 지난달에는 속초시와 가평군을 특구에 추가함으로써 총 17개 시·군이 특구에 포함될 예정이다.
통일부는 이를 바탕으로 올해 연말까지 확장된 기본계획을 마련하고, 내년부터 본격적인 특구 설립에 착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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