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동영 "北, 통일전선부 간판 없앴지만…사무실·인원은 그대로"

"내달 3일 중국 전승절 행사 전후 정세 '출렁' 가능성 있다"
"남북 인도주의 협력은 이미 준비…국제기구 통해 시작"

정동영 통일부 장관(왼쪽)과 조현 외교부 장관이 18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외교통일위원회 제428회국회(임시회) 제1차 전체회의에 출석해 대화하고 있다. 2025.8.18/뉴스1 ⓒ News1 안은나 기자

(서울=뉴스1) 최소망 기자 = 정동영 통일부 장관은 18일 북한이 남북관계를 지난 2023년 12월 '두 국가관계'로 새로 선언한 이후 과거 대남기구인 노동당 통일전선부를 없앴지만 조직은 해체하지 않고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 장관은 이날 국회 외교통일위원회에 출석해 '북한에 남한을 상대할 부처가 없지 않느냐'라는 취지의 김상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일단 현재 가동 중인 연락 채널은 없다"라면서도 "최근 평양에 다녀온 제3국인에 따르면 통일전선부의 '간판'은 없어졌지만, 사무실과 사람은 그대로 있다고 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상황이 바뀌고 대화 국면이 조성되면, 대화의 파트너로서 남북이 마주 앉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북한의 통전부는 1978년 설립된 노동당 산하 대남사업의 핵심기관으로 통일부의 카운터파트로 기능해 왔다. 남북회담이나 경제 협력, 해외 교포·외국인 공작 사업, 대남심리전 등 대남 관련 다양한 업무를 총괄해 왔다. 그러나 북한의 두 국가 선언 이후 통전부가 '노동당 중앙위원회 10국'으로 이름을 바꾸고, 정치적 지위도 낮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정 장관은 "북한의 입장에서 보면 대한민국 자체가 엄청난 위협이 되는 측면이 있다"라고 발언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최근 대미 관세 협상에서 우리가 미국에 3500억 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는데, 이는 북한의 1년 국내총생산(GDP)인 300억 달러의 열 배가 넘는 것"이라면서 "(국력의 측면에서) 남한의 존재 자체가 위협이라는 북한의 인식을 이해할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정 장관은 내달 3일 중국의 전승절을 기점으로 동북아 지역의 정세가 출렁거릴 가능성이 있다고도 예상했다. 아울러 "현재 비정상인 남북관계를 정상화, 안정화로 돌리는 조치가 필요하다"면서 "남북 간 대화 채널 복원이 급선무"라고 강조했다.

정 장관은 이날 인요한 국민의힘 의원이 앞으로의 남북 간 인도주의 협력 계획을 묻는 말에 "인도주의 협력은 준비돼 있다"면서 "국제기구를 통한 협력부터 시작할 생각"이라고 답했다.

somangcho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