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 새 정부 출범 후 첫 군사훈련 참관…'주적' 비난에 '한미'는 뺐다

군사부문 현지지도 현저히 줄어…실사격 훈련은 처음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4일 "최정예 혁명강군의 전투적 위력을 더욱 만반으로 다지기 위한 강도 높은 훈련 열풍이 전군에 나래치는 속에 조선인민군 대연합부대 포병 구분대들 사이의 사격훈련 경기가 7월 23일에 진행됐다"라고 보도했다.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서울=뉴스1) 최소망 유민주 기자 = 북한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가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화력이 동원된 군사행보에 나섰다. 탄도미사일이 아닌 포사격 훈련을 참관한 그는 주요 발언을 통해 '주적'을 언급했지만 남한과 미국을 직접 언급하지 않으면서 '톤'을 조절하는 모습을 보였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4일 "인민군 대연합부대 포병 구분대들 사이의 사격 훈련 경기가 지난 23일 진행됐다"면서 김 총비서가 이 훈련을 참관했다고 보도했다.

김 총비서의 포사격 훈련 지도는 지난 5월 28일 이후 약 두 달 만이다. 새 정부 출범 이후 군 관련 현지지도는 세 번째지만, 실사격 훈련을 참관한 것은 처음이다. 그는 지난달 13일 신형 5000톤급 구축함 '강건호' 진수식에 참석했고, 이튿날엔 중요 군수공업기업소를 방문한 바 있다.

최근 김 총비서의 동향은 지난 5월 한 달 동안 바쁜 군사부분 일정을 소화한 것과 대비된다. 김 총비서는 지난 5월엔 제2경제위원회 산하 중요군수기업 시찰, 동부전선 장거리포 및 미사일 체계 합동 타격훈련 지도, 병종별 전술 종합훈련 참관, 공군사단 관하 비행연대 훈련 지도, 대연합부대 포병 구분대 포사격 경기 참관 등 총 8차례 군사행보에 나섰다.

새 정부 출범 후 군사 관련 공개활동에서 또 주목할 점은 김 총비서의 호전적 메시지가 줄었다는 점이다. 이번 포사격 훈련에서도 그는 '주적'이라는 단어를 사용했지만, 남한이나 미국을 직접 언급하진 않았다. 필요 이상으로 한미를 자극하는 행동은 자제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이재명 정부 출범 전후로 이뤄진 두 번의 신형 구축함 진수식의 대비가 대표적인 사례다.

북한은 남한의 정권 교체 전인 지난 4월 이뤄진 신형 구축함의 진수식과 무장장비의 시험사격 때는 "부득이한 필요 상황이 도래한다면 가장 강력한 군사적 힘의 선제적 적용을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거나 이라거나 "한미의 새로운 핵전쟁계획은 우리 공화국을 반대하는 가장 명백한 전쟁의지의 표현"이라는 등 호전적 메시지를 냈으나 이재명 정부 출범 후인 지난 6월 12일 이뤄진 두 번째 구축함 진수식 때는 구축함 진수의 의미만 부여하고 공격적 메시지를 자제하는 모습을 보였다.

김 총비서는 이날도 "주적 관점을 철저히 가져야 한다"면서도 "그것이 가장 확실한 전쟁억제력"이라고 언급해 한미를 향한 도발을 구상하기보다는 한미의 공격에 대비한 억제력 확보에 더 중점을 두고 있다는 뉘앙스를 풍겼다.

통일부 당국자도 이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북한은 주적의 구체적 대상을 밝히지 않았다"면서 "김 총비서의 메시지는 실전 훈련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내용이 중점이며, 대남 또는 대미 위협의 의도를 드러내지 않았다"라고 평가했다.

북한은 이재명 정부 출범 후 군의 대북 확성기 방송을 중단하자 대남 소음 방송을 중단하고, 해상에서 구조된 북한 주민 6명의 송환에도 사전 소통 없이 우리 측의 통보 일정에 맞게 대응하는 등 여러 대북 조치에 '소리 없이' 호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somangchoi@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