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사상 처음으로 대북 방송 중단…또 대북 유화 조치(종합)
국가정보원이 담당하던 대북 라디오·TV 방송 중단
- 임여익 기자, 최소망 기자, 유민주 기자
(서울=뉴스1) 임여익 최소망 유민주 기자 = 국가정보원이 북한 지역으로 송출하던 대북 방송을 이달 들어 전면 중단한 것으로 21일 알려졌다. 그간 정부에 따라 대북 방송의 내용과 수위에 변화는 있었지만, 송출 자체가 중단된 건 이번이 처음인 것으로 파악된다.
대북 소식통에 따르면 국정원이 관여하는 대북 라디오 채널인 △인민의 소리 △희망의 메아리 △자유FM △케이뉴스 △자유코리아방송 등의 송출이 이달 중순부터 중단됐다. 다만, 해당 방송들이 송출되기 시작한 시기가 각각 다르기 때문에 정부의 중단 방침이 몇 년 만에 처음 이뤄진 것인지는 정확하게 확인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민간 대북 라디오 방송을 진행하는 이광백 국민통일방송 대표는 이날 뉴스1에 "여러 개의 대북 방송 채널이 있는데, 그중 정부가 송출하는 대북 방송은 이달 들어 대부분 중단됐다는 것을 방송을 모니터링을 하시는 분들로부터 확인받았다"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국정원이 송출하던 대북 TV 방송도 중단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같은 조치는 이종석 국가정보원장의 건의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대북 방송이 외부세계의 정보를 북한 지역에 유입하는 역할을 해왔고, 북한 당국은 이를 청취하는 것을 단속해 왔다는 점에서, 방송의 중단은 대북 유화 조치로 해석된다.
앞서 이재명 정부는 출범 직후 대북전단 살포 통제·대북 확성기 방송 중단 등의 긴장 완화 조치를 취한데 이어 해상에서 표류하다 구조돼 우리 측에 장기 체류하던 북한 주민들도 해상을 통해 비대면 방식으로 북한에 송환하는 등 유화 제스처를 지속하고 있다.
특히 이번 조치가 당국 차원의 대북 방송이 전면 중단된 것으로 파악된다는 점에서, 북한의 입장에선 대북전단 통제에 못지않은 유의미한 긴장 완화 및 유화 제스처로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국가정보원은 대북 방송의 존재 여부 및 방송 중단 사실을 확인해 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대북 방송은 '해외동포총연합'이나 '조선로동자총연맹' 등 제각기 다른 운영 주체를 내세우고 있지만, 정보 당국의 심리전 차원에서 비공식적으로 운영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편 민간단체의 대북 방송 송출은 이어지고 있다. 한 민간 대북 방송 관계자는 "우리는 현재도 방송을 송출하고 있으며, 앞으로도 송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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