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러, 군사 협력 이어 '희토류 협력'?…'자원 동맹' 현실화 움직임

북·러 희토류 협력 가시화하면 中도 가세 가능성…전략물자 시장에 변수

희토류 광물이 담긴 유리병들. (자료사진) 2019.8.23 ⓒ 로이터=뉴스1 ⓒ News1 강민경 기자

(서울=뉴스1) 김예슬 기자 = 북·러 관계가 군사 협력을 넘어 전략물자 분야로 확대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희토류 자원 확보 로드맵을 마련하라고 지시한 데다, 북한과의 접경지대 물류 인프라 개발을 강조하면서 북한 희토류가 양국 협력의 새로운 '전략물자'로 부상할 가능성이 7일 제기된다.

푸틴 대통령은 최근 정부에 다음 달 1일까지 희토류 자원 확보 전략을 수립하라고 지시했다. 특히 이 과정에서 북한·중국과 접한 극동 지역에 복합 운송 및 물류 중심지를 구축할 것을 주문했다. 이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누적된 제재 속에서 핵심 전략자원 공급망을 재편하려는 움직임과 연관이 있다.

희토류 분야는 북·러 자원 협력의 핵심 축으로 거론된다. 북한이 세계 최대 수준의 희토류 매장국일 수 있다는 평가가 지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영국 자원기업 SRE 미네랄스는 평안북도 정주 광산에 희토류가 약 2억 1600만 톤 매장된 것으로 추정한 바 있다. 이는 무려 미국 지질조사국(USGS)이 평가한 전 세계 매장량(1억 1000만 톤)의 두 배가 넘는 수치다.

하지만 북한은 내부의 희토류 수요 부족과 제재, 기술 부족 등으로 인해 개발에 어려움을 겪어 왔다. 특히 정련·분리·정제 기술이 취약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반면 러시아는 구소련 시절부터 전략 금속·희소자원 기술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북·러 자원 협력이 본격화할 경우 지정학적 파장이 적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일각에서는 희토류와 관련한 북·중·러 3국 간 협력의 확장 가능성도 제기된다. 미국·유럽이 중국 중심 희토류 공급망에 대응해 공급선을 다변화하는 상황에서, 3국이 새로운 '희토류 축'을 형성할 경우 글로벌 전략물자 시장에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러시아가 희토류 가공 기술을 갖고 있긴 하지만 유통 과정 등에서의 노하우는 충분하지는 않은 상황이라 중국과의 협력도 불가피하다"며 "원유, 가스, 핵, 미사일 못지않게 중요한 게 희토류인 만큼 3국이 협력한다면 또 다른 강력한 동맹으로 힘을 발휘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yeseul@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