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대중 수출품 56%가 '역외가공'…대북제재 회피 목적
가발·손목시계 등 중국산 재료로 완제품 재수출
- 임여익 기자
(서울=뉴스1) 임여익 기자 = 북한이 중국을 상대로 수출하는 제품 대부분이 중국의 하청을 받아 제조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6일 미국의소리(VOA)에 따르면 중국 해관총서에는 북한의 대중 수출품 가운데 56%가 '역외가공'(Outward Processing)으로 기입돼 있다. 이는 전체 수출품의 절반 이상에 해당하는 것으로, 금액으로는 1억 9539만 달러(한화 약 2800억) 수준이다.
북중 간 역외가공이란 북한이 중국산 재료로 만든 완제품을 재수출하는 방식의 무역을 의미한다. 북한의 역외가공 수출 비중은 2023년까지만 해도 49% 수준이었는데 작년엔 이 비중이 7%p 증가했다.
북한의 주요 수출품은 가발과 손목시계다. 북한이 중국으로부터 사들인 머리카락으로 만든 가발 완제품은 전체 대중 수출품 중 가장 많은 수출액인 1억 8천만 달러(한화 약 2600억)를 기록했다.
손목시계 역시 지난해 1억 3688만 개가 북한에서 중국으로 건너갔다. 북한 경제 전문가인 윌리엄 브라운은 "작년에 북한의 손목시계 수출이 급증했다"며 "중국 기업이 인건비가 싼 북한에서 손목시계를 제조하며 많은 돈을 벌고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이 역외가공 수출을 늘리게 된 건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강화됐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가 본격화되기 이전인 2016년 북한의 역외가공 수출 비중은 단 3%였다. 그러다 북한의 '수출 금지' 품목이 증가하기 시작한 2017년엔 5.7%로 늘어났고, 제재가 본격화된 2018년엔 25%가 됐다.
일각에서는 북한의 역외가공이 미국의 대북제재 위반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한다. 북한에서 생산된 제품이 중국을 거쳐 이른바 '메이드 인 차이나'로 둔갑해 미국으로 향할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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