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브랜드 입은 北 선수단…'공식 후원' 대북제재 위반 가능성

아시안게임 넘어 올림픽 대표팀 훈련·경기장비까지 지원
'조던'과 이름 분쟁 벌인 中 브랜드…"北 송금 땐 제재 위반"

29일 오후 일본 시즈오카 스타디움 에코파에서 열린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여자축구 4강전 북한과 중국의 경기에서 북한 선수들이 중국 야오 웨이의 자책골에 기뻐하고 있다. 2026.9.29 ⓒ 뉴스1 김민지 기자

(서울=뉴스1) 한상희 기자 = 2026 아이치·나고야 아시안게임 시상대에 오른 북한 선수들의 단복에 중국 스포츠 브랜드 '차오단'(QIAODAN) 로고가 등장했다. 중국 업체가 북한올림픽위원회와 공식 협약을 맺고 단복부터 훈련·경기장비까지 지원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유엔 대북제재에 저촉될 소지가 있다는 지적이 1일 나온다.

자유아시아방송(RFA)과 중국 진장경제보 등에 따르면 차오단의 운영사 중차오스포츠는 북한올림픽위원회와 전략적 협력관계를 맺고 북한 대표팀의 공식 장비 협력사로 참여하고 있다.

중차오스포츠는 지난달 16일 공식 웨이보를 통해 북한 대표단의 공식 협력 파트너가 됐다고 발표했다. 진장경제보는 같은 달 22일 이 회사가 북한의 아시안게임·올림픽 국가대표팀에 전문 훈련·경기장비 일체를 지원한다고 전했다.

차오단은 중국 소셜미디어 샤오홍슈의 공식 계정에서도 "손잡고 영광의 여정에 함께 나서, 어깨를 나란히 하고 경기장의 뜨거운 새 장을 써 내려간다"라는 홍보 문구와 함께 북한 대표단과의 협력을 알렸다.

북한은 이번 대회에 김일국 체육상 겸 조선올림픽위원회 위원장이 이끄는 180명 규모의 대표단을 파견했다. 선수단이 차오단 로고가 새겨진 운동복과 모자, 가방 등을 사용하는 모습이 포착됐으며, 여자 기계체조 도마에서 은메달을 딴 안창옥도 해당 브랜드의 시상식 복장을 입고 시상대에 올랐다.

차오단은 미국 농구 스타 마이클 조던과 이름을 둘러싸고 소송을 벌였던 중국 브랜드다. 조던의 중국식 이름인 '차오단'(乔丹)을 상표로 사용하면서 분쟁이 이어졌고, 운영사는 2021년 사명을 차오단스포츠에서 중차오스포츠로 바꿨다.

이번 후원에 제재 문제가 거론되는 것은 일부 스포츠 장비가 대북 반입이 금지된 사치품에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유엔 안보리는 2006년 결의 1718호로 북한에 대한 사치품의 공급·판매·이전을 금지했고, 2016년 결의 2270호 부속서에는 '여가용 스포츠 장비'를 추가했다.

다만 일반 운동복이나 단복을 직접 열거한 것은 아니다. 유엔 대북제재 전문가패널도 2021년 보고서에서 제재 목록에 구체적으로 명시되지 않은 사치품의 정의는 일반적으로 각국 국내법에 달려 있다고 설명했다. 후원에 포함된 장비의 구체적인 종류와 실제 제공 내역, 금전거래 여부 등이 판단의 관건인 셈이다.

유엔 대북제재 전문가패널에서 미국 대표로 활동했던 애런 아놀드 영국 왕립합동군사연구소(RUSI) 선임연구원은 RFA에 "만약 이 회사가 북한에 돈을 송금하거나 북한과 합작했다면 제재 위반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유니폼을 사치품으로 볼 것인지는 해석이 다를 수 있다고 덧붙였다.

북한 선수단을 향한 기업 후원이 제재 논란으로 이어진 것은 처음이 아니다. RFA는 2024년 1월 중국 인랑스포츠가 북한 남녀 축구대표팀을 후원하고 유니폼을 공급하기로 했다고 보도했다. 당시에도 후원에 따른 금전거래와 유니폼의 사치품 해당 여부가 불거졌다.

국제대회 현장에서도 비슷한 문제가 불거졌다. 2018년 평창 동계올림픽 당시 남북 단일 여자 아이스하키팀은 미국의 독자 제재를 우려해 나이키 대신 핀란드 업체의 유니폼을 착용했다.

차오단 측은 협약 내용과 제재 위반 여부에 대한 입장을 묻는 RFA의 요청에 답변하지 않았다.

angela0204@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