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내고향팀 감독 "수원FC전이 가장 힘들었다"…FIFA 클럽대회 정조준
수원서 열린 AFC 여자챔피언스리그 준결승 회고…"결승보다 더 큰 고비"
내년 FIFA 여자 챔피언스컵 참가 등 국제무대 출전 확대 의사
- 윤주현 기자
(서울=뉴스1) 윤주현 기자 = 북한의 내고향여자축구단을 아시아 여자클럽대회 정상으로 이끈 리유일 감독이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챔피언스리그에서 만난 '수원FC 위민'과의 준결승전을 가장 힘든 경기로 꼽았다.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대회에서도 성과를 내겠다는 목표도 밝혔다.
리 감독은 지난달 31일 재일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5월 수원에서 열린 수원FC 위민과의 AFC 여자 챔피언스리그 준결승을 언급하며 "인상에 가장 남는 경기는 결승 경기지만 제일 힘든 고비는 바로 준결승 경기였다"라고 밝혔다.
한국팀과 네 차례 맞붙어 한 번도 패하지 않았다는 리 감독도 수원FC에 대해서는 "이처럼 수준 높은 팀은 처음이었다"라고 호평했다.
평양을 연고지로 하는 내고향여자축구단은 여자 축구 강국 북한 내에서도 손꼽히는 실력을 자랑하는 클럽팀이다. '내고향' 기업소의 후원을 받는 형식으로 꾸려진 이 팀은 최근 연이어 리그 우승을 차지하며 신흥강호로 떠올랐다.
리 감독은 당시 경기가 수원FC의 홈구장에서 열린 데다 국제대회 경험이 많지 않은 선수들이 심리적인 부담을 느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여러 상황을 예상해 집중적으로 훈련한 것이 승리의 원동력이 됐다"며 철저한 준비가 접전 끝 승리로 이어졌다고 했다. 다만 현재 적대적 관계를 지속하는 남한에서 경기가 열린 것의 의미에 대해서는 구체적인 언급을 하지 않았다.
지난 5월 열린 AFC 여자 챔스 준결승전에서 내고향축구단과 한국의 수원FC 위민은 폭우 속 혈투를 펼쳤다. 한국 여자축구의 간판스타 지소연을 앞세운 수원FC는 초반 선제골을 기록하며 앞서나갔으나, 내고향축구단이 후반전에 역전에 성공하며 결승에 진출했다. 이후 역시 수원에서 열린 결승전에서는 일본의 도쿄 베르디를 제압하며 AFC 여자 챔피언스리그 초대 우승을 차지했다.
리 감독은 인터뷰에서 이색적인 경험도 소개했다. 그는 과거 해외 지도자 강습 과정에서 2002 한일 월드컵 당시 한국 축구대표팀을 4강으로 이끈 '거스 히딩크' 감독을 만나 지도 철학과 경험을 공유했다고 밝혔다.
리 감독은 앞으로의 목표에 대해 "아시아의 강팀으로서 지위를 유지하면서 10월부터 진행되는 2027년 여자 챔피언스컵 예선을 통과해 결승단계 경기까지 가야 한다"며 조만간 열리는 클럽 연맹전 참가 의사를 밝혔다.
내고향여자축구단은 내년 1월 미국 플로리다에서 열리는 대륙 간 클럽 연맹전 'FIFA 여자 챔피언스컵' 참가 자격을 얻은 상태다. 챔피언스컵은 6개 대륙 연맹의 챔피언 클럽들이 경쟁하는 국제 여자 클럽 축구 대회다.
아시아 챔피언 자격으로 대회에 참가하는 내고향축구단은 유럽의 바르셀로나 등 세계적인 강호들과 맞붙을 예정이다. 내고향축구단은 오는 10월 열리는 예선전 성격의 1라운드에서 오세아니아의 챔피언 오클랜드 유나이티드와 맞붙는다.
이번 인터뷰는 북한이 국가대표뿐 아니라 여자 클럽팀의 국제무대 활동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으로 읽힌다. 최근 FIFA가 국가 대항전이 아닌 여자 클럽 월드컵, 여자 챔피언스컵 등 '클럽 대항전' 시장 확대에 나선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북한은 여자 FIFA랭킹 11위를 기록하고 있는 여자축구 강국이다. 국제대회에서의 성과를 중요한 과업으로 제시한 김정은 노동당 총비서의 기조에 따라 비교적 좋은 성적을 유지해 온 각종 여자축구 대회 출전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지난 5월 내고향축구단 선수들이 나이키와 아디다스 등 글로벌 브랜드의 축구화를 착용하고 훈련하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외부 문물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는 북한에서도 여자축구만큼은 국제 경쟁력 확보를 위한 전략 종목으로 특별 대우를 받는 방증으로 해석됐다.
오는 2028년 최초로 열리는 'FIFA 여자 클럽 월드컵' 참가 가능성도 열려 있다. 대회 참가팀은 총 16개 팀으로, 4개 팀이 4개 조로 나뉘어 조별리그를 펼치고 8강전부터는 토너먼트 방식으로 이어진다.
gerrad@news1.kr
Copyright ⓒ 뉴스1.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금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