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語사전] "드팀없이 일떠선?"…알 듯 말 듯 한 북한어
- 김정근 기자
(서울=뉴스1) 김정근 기자 = "주체 비료 생산기지로 훌륭히 일떠선 순천린(인)비료공장 준공식이 전 세계 근로자들의 국제적 명절인 5월 1일에 성대히 진행되었다"
지난 2일 북한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 1면에 실린 문장이다. 이날 북한 매체들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건재를 알림과 동시에 순천린비료공장의 완공을 대대적으로 보도했다.
쏟아지는 준공식 보도 속에서 '일떠선'라는 낯선 용어가 자주 등장한다. 여기서 '일떠선'의 동사형인 '일떠서다'는 '힘차게 일어서다'는 의미로 표준국어대사전에도 등록돼있다.
하지만 북한에서는 주로 건축물과 함께 쓰여 '건축물들이 건설돼 땅 위에 솟아난다'는 의미로 자주 쓰인다. "당원들과 근로자들이 현대적인 양묘장을 일떠세웠다" 같은 식이다.
북한 신문에는 국어사전에 있지만 우리가 평소에 자주 사용하지 않는 표현을 쉽게 찾을 수 있다.
지난 5일 노동신문 1면 논설의 "우리 인민은 동풍이 불건 서풍이 불건 한치의 드팀도 없을 것이며 정면 돌파전으로 승리적 전진을 가속화해나갈 것이다"라는 문장에서 '드팀'도 그런 단어다.
'드팀'은 '틈이 생겨 어긋나는 것'이라는 뜻의 명사로 남한과 북한 사전에 모두 등재돼 있다. 북한에서는 주로 '드팀없이'로 활용돼 "한 치의 드팀없이 당의 신념을 따른다"라는 식으로 자주 사용된다. 우리말로 해석하면 "한 치의 어긋남 없이 당의 신념을 따른다" 정도가 되겠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유행 이후 북한 매체에 자주 등장하는 '돌림감기'도 남북에서 모두 표준어로 등록돼 있지만, 북한이 더 자주 사용하는 말이다.
지난달 11일 보도를 보면 "세계보건기구(WHO) 총국장이 9일 제네바에서 신형 코로나비루스 감염증(코로나 19)의 치사율이 돌림감기보다 10배 높은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고 밝혔다"라는 문장에 '돌림감기'라는 표현이 있다.
여기서 '돌림감기'는 남한에서 흔히 '인플루엔자(influenza)'라고 표현하는 '유행성 감기'를 의미한다. 남한의 '인플루엔자 바이러스(influenza virus)'를 북한에서는 '돌림감기 비루스'라고 부르는 것이다.
참고로 '비루스'는 남한은 영어식으로 '바이러스(virus)'라고 읽지만 북한은 러시아식으로 '비루스'(ви́рус)라고 읽는다.
■일떠서다
[동사]
1. 힘차게 일어서다.
2. (건축물 같은 것이) 건설되어 땅 위에 솟아나는 것을 이르는 말.
■드팀
[명사] 틈이 생겨 어긋나는 것. 주로 '드팀없이'라는 부정형으로 사용돼 '조금도 드티거나 틀리는 일이 없이'라는 의미로 주로 쓰인다.
■돌림감기
[명사] 감기 비루스의 감염으로 돌림을 일으키는 감기의 한 가지. 2~3일간 높은 열이 나면서 머리가 아프고 입맛이 없어진다. 폭발적인 돌림 또는 세계적인 돌림을 일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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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주 ...'조선말'이라고 부르는 북한말은 우리말과 같으면서 다르고, 다르면서도 같다. [北語(북어)사전]을 통해 차이의 경계를 좁혀보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