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 움직여도 전압 유지"…UNIST, 체내 의료기기 무선충전 기술 개발

왼쪽부터 변영재 교수, 신성민 연구원, 권성빈 연구원.(UNIST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뉴스1
왼쪽부터 변영재 교수, 신성민 연구원, 권성빈 연구원.(UNIST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뉴스1

(울산=뉴스1) 김세은 기자 = 몸을 이리저리 뒤척이는 상황에서도 체내에 삽입된 의료기기를 안정적이고 효율적으로 무선 충전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전기전자공학과 변영재 교수팀은 29일 환자의 움직임이 달라져도 전압을 일정하게 유지하는 무선 충전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체내 삽입형 의료기기는 치료·통신 기능을 작동할 때와 대기할 때 사용 전력이 다르다. 대기 상태에서는 최소한의 전력만 필요하지만, 치료·통신 기능이 작동할 때는 순간적으로 큰 전력이 필요하다.

체외 충전 송신부가 몸속 수신부의 전력 필요 여부를 파악해 '전력 공급 모드'와 '저전력 모드'를 오가면, 필요한 순간에만 충분한 전력을 보내 불필요한 소모를 줄일 수 있다.

문제는 무선 충전 시 송신 코일과 수신 코일 사이의 거리·정렬 상태가 중요한데, 몸이 움직이면 송신부에서 측정되는 신호도 함께 달라진다는 점이다.

전력이 필요 없는데도 계속 보내면 열이 나고 전기가 낭비되며, 반대로 전력이 필요한데 저전력 모드에 머물면 의료기기가 오작동하거나 멈출 수 있다.

연구팀이 개발한 '적응형 모드 전환 기술'은 환자가 움직여도 수신부 상태를 정확히 판단해 송신 출력을 조절한다. 움직임으로 인한 '신호 흔들림'과 실제로 전력이 더 필요해서 생기는 '신호 변화'를 구분해 내는 것이 이 기술의 핵심이다

실제 제작된 무선전력전송 송신기·수신기 칩.(UNIST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뉴스1

몸속 수신부에는 공급 전압을 빠르게 조절하는 '전압 경주형 히스테리시스 제어기(VRHC)' 기술을 적용했다.

이 제어 기술은 전압을 기준 전압과 직접 비교하는 대신, 같은 시점에 출발한 신호들이 회로를 통과해 나오는 시간 차이로 전압 정보를 바꿔 읽어낸다. 이 덕분에 전압이 기준을 벗어났는지를 더 빠르게 판단할 수 있다.

실험 결과 송·수신 코일 사이 거리를 7㎜에서 20㎜까지 바꿔가며 검증했을 때도 우수한 성능이 확인됐다. 의료기기 사용 전류가 6mA에서 16mA로 급증하는 상황에서도 출력 전압은 안정적으로 유지됐다.

체외 송신부에서 체내 수신부 출력까지 전달되는 종단 간 효율은 최고 69.1%를 기록했다. 이는 기존 기술보다 최대 51.3%포인트 높아진 수치다.

변영재 교수는 "이번 기술은 환자가 움직여 코일 위치가 달라져도 필요한 전력만 안정적으로 전달해, 체내 의료기기의 배터리 교체 수술 부담을 줄이고 장기 사용성과 치료 편의성을 크게 끌어올릴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엔 신성민·권성빈 연구원이 공동 제1저자로 참여했으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정보통신기획평가원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연구 결과는 회로·시스템 분야 국제학술지 'IEEE Transactions on Circuits and Systems I: Regular Papers'에 지난달 19일 게재됐다.

syk000120@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