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트램 1호선 사업 중단 해법 못 찾아…김상욱 "진퇴양난"

"멈추면 손해배상, 강행하면 사업비 폭증 우려"
31일 최종 회의서 사업 재개 여부 결정

울산 수소전기트램 실증 운행 모습. ⓒ 뉴스1 DB

(울산=뉴스1) 김세은 기자 = 울산시가 도시철도(트램) 1호선 사업을 중단하기 위한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했지만, 손해배상 책임을 피하면서 사업을 멈출 수 있는 묘수는 찾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김상욱 울산시장은 27일 시청 상황실에서 간부 회의를 열고 "이번 주까지 법적·행정적 돌파구가 있는지 알아보고 최종 판단을 내려야 할 것 같다"고 밝혔다.

김 시장은 이날 회의에서 올해 3월 체결한 트램 발주 계약을 취소하거나 해지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있는지, 또 행정 절차를 통해 사업을 중단할 수 있는 방안이 있는지 등을 검토했다.

시가 정부 부처와 법률기관에 법적·행정적 자문을 구한 결과, 손해배상을 부담하지 않고 합법적으로 계약을 해지할 수 있는 방안은 현재로선 없는 것으로 파악됐다.

시공사인 한신공영과 차량 제작사인 현대로템 측도 상호 합의에 따른 사업 중단 가능성에 대해 "손해배상 없이 계약을 변경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전했다.

김 시장은 이날 트램 사업과 관련해 수요 및 예비타당성 재조사의 필요성도 제기했는데, 이 경우 최소 9~12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계약 조건상 공사는 최대 60일까지만 중단할 수 있어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실정이다. 이 기간을 넘기면 이자 부담액 상당의 비용을 시가 부담해야 한다.

앞서 울산시는 현대로템에 지난달 29일, 한신공영에 지난 2일 각각 공사 중단을 요청한 상태다.

울산시는 27일 울산시청 상황실에서 김상욱 울산시장 주재로 관계 공무원들이 참석한 가운데 ‘트램 관련 대응 회의’를 가졌다.(울산시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뉴스1

김 시장은 당초 시민 공론화 절차를 통해 트램 사업의 방향을 결정하려 했으나, 시의회에서 관련 조례가 부결되면서 이조차도 어려워졌다. 시는 여론조사 등 방법으로 시민 의견을 반영할 방법을 찾겠다는 입장이다.

김 시장은 사업을 중단하지 못하고 그대로 추진하는 경우에도 또 다른 위험이 있다고 우려했다.

현재는 3800억 원인 사업비가 실시계획 확정 단계에서 15% 이상 증액할 경우 추가 국비 지원을 받기 위해 중앙정부의 적정성 검토를 다시 거쳐야 한다는 것이다.

이때 사업성이 부족하다고 판단되면 국비 지원이 중단될 수 있고, 이미 공사가 진행된 상태에서 사업이 멈추면 또다시 배상 책임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현 상황을 '진퇴양난'이라 표현한 김 시장은 "사업을 중단하더라도 높은 법적 위험이 있고, 계속 가더라도 높은 사업성 위험이 있는 상황"이라며 "가장 큰 어려움은 우리한테 사업을 멈출 권한 자체가 없다는 것"이라고 밝혔다.

울산 도시철도 1호선은 태화강역에서 신복교차로까지 10.85㎞ 구간에 수소전기트램을 운행하는 사업으로, 총사업비는 3814억 원이다.

2029년 말 개통을 목표로 지난 3월 차량 제작 계약과 지난 4월 설계·시공 일괄입찰 계약이 체결돼 우선시공분 공사가 시작된 상태다.

그러나 김 시장은 후보 시절부터 문수로 일대 교통 혼잡과 막대한 사업비를 이유로 사업 재검토를 추진해 왔다.

시는 오는 31일 오후 2시 트램 대응 관련 최종 회의를 열고 사업 지속 여부를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syk000120@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