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욱표 '울산 공론화 제도' 무산…기존 조례들과 중복
국민의힘 "공론화위 앞세워 전임 시장 정책 엎으려는 것"
- 김세은 기자
(울산=뉴스1) 김세은 기자 = 민선 9기 울산시의 '공론화위원회' 설치 근거를 담은 조례안이 시의회 문턱을 넘지 못했다. 이로써 김상욱 시장이 내세운 시민 참여 행정 구상에도 제동이 걸렸다.
울산시의회 행정자치위원회는 16일 조성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대표 발의한 '울산시 공론화 추진에 관한 조례안'을 1시간가량의 격론 끝에 부결시켰다.
시의회 의안 1호로 제출된 해당 조례는 시장이 시민 찬반이나 갈등이 예상되는 정책을 결정할 때 공론화를 통해 사회적 합의를 도출하도록 제도화한 것이 핵심이다.
시장이 공론화 의제를 제안하면 10명 이내로 구성된 공론화위원회가 공론화 실시 여부를 결정한다. 공론화위원은 전문가, 시의회 추천자 등 중에서 시장이 위촉할 수 있다.
위원회에서 설치한 공론화추진단은 공론장 운영 방식과 참여자 구성 등을 설계하고, 정책 권고안을 도출해 시장에게 전달한다. 권고안은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시정에 적극 반영하도록 했다.
이날 국민의힘 시의원들은 공론화 취지에 대해선 공감하면서도 기존에도 비슷한 기능의 조례가 운영되고 있다는 점에서 실효성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2021년 제정된 '울산시 민관협치 기본조례'는 30명 이내로 구성된 협치회의를 통해 공론장을 운영하고 사회적 합의사항을 시장에 권고하도록 명시했다.
같은 해 제정된 '공공갈등 예방 및 해결 조례' 역시 시장이 정책 결정 전에 갈등영향분석을 실시하고, 갈등 사안별로 협의회를 운영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공진혁 의원은 "민관협치위원회와 갈등조정협의회가 그동안 얼마나 의견을 도출했는지도 의문이 든다"며 "공론화위원회는 10명 이내인데 민관협치위원회는 30명 이내다. 10명이 시민 전체를 대표하는 건 상식적으로 맞지 않는다"고 말했다.
공론화위원회 운영으로 시민 대의기관인 시의회의 권한이 축소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됐다.
김대영 의원은 "공론화가 끝난 뒤 시의회에서 다시 심의하면 시민들은 '공론화에서 결정된 사항을 왜 시의회가 또 결정하냐'고 안 하겠느냐"며 "시민들이 선택한 시의원들은 (공론화위에서) 아무런 권한도 없다"고 말했다.
이어 "시민에게 권한을 돌려준다고 하지만 위원회 위촉, 공론화 의제 제안 등은 시장의 권한"이라며 "전 시장이 했던 정책을 엎고 싶은데 정치적 리스크가 있으니 공론화위를 앞세워 책임을 면피하겠다는 것 아니냐"고 꼬집었다.
앞서 김 시장은 취임 이후 공론화위를 통해 도시철도(트램) 1호선 사업, 세계적 공연장, 학성공원 물길 복원 사업 등 전임 시장 때 추진하던 대형 사업들을 재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조례 제정 무산으로 이들 사업을 공론화 절차에 부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마련되지 못하면서 향후 시의 대응에 관심이 쏠린다.
syk000120@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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