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염·열대야 덮친 울산…취약계층엔 너무 먼 '무더위 쉼터'
오후 6시면 문 닫는 은행·경로당, 밤더위 어디서 피하나
24시간 개방되는 스마트 승강장은 전체의 3.9%에 불과
- 박정현 기자
(울산=뉴스1) 박정현 기자 = 13일 울산 지역은 8일째 폭염 특보가 이어지고 있다. 심지어 전날부터 열대야 주의보도 내려졌다. 여름철 취약계층의 온열질환 예방을 위해 '무더위 쉼터'가 운영되고 있지만, 접근성과 운영 시간 문제로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날 오전 8시 30분께 울산 중구 복산동에서 만난 김 모 할머니(70)는 "많은 경로당이 회원제로 운영되는데, 회원도 아닌 사람이 더위를 피하러 경로당에 자주 드나들기 어렵다"며 경로당 무더위 쉼터를 이용하기 힘든 이유를 설명했다. 그는 또 "공공기관은 집에서 멀다"고도 덧붙였다.
이에 취재진은 이날 무더위 쉼터로 지정된 경로당 2곳과 은행 1곳, 공공시설 1곳, 버스정류장 1곳을 돌며 자유 이용 여부와 접근성을 확인했다.
먼저, 중구 약사동 한 경로당은 동네 사람들이 더위를 피할 수 있도록 문을 열어놓고 있었다.
이 경로당에서 만난 남성은 "우리 경로당은 덥다고 찾아오는 사람을 되돌려 보내지 않는다"며 "겨울엔 추위를 피하러 적잖은 동네 사람이 오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곳은 한파 쉼터이기도 하다.
다만, 무더위 쉼터로 지정된 아파트 안 경로당은 잠금장치가 있어 자유롭게 문을 열고 들어가기 어려웠다. 이 경로당 출입문엔 '문을 열기 위해선 아파트 관리사무소로 연락을 달라'는 종이가 붙어있었다.
중구 유곡동 한 은행도 '더위를 피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중구 종갓집도서관은 애초에 시민들에게 개방된 곳이어서 눈치 보지 않고 시설을 이용할 수 있었다. 또 동원1차에일린3차버스정류장은 관리자가 상주하지 않아 마음 편히 찬 바람을 쐴 수 있었다.
주로 무더위 쉼터로 지정된 경로당과 은행 등은 접근성이 좋은 대신에 운영 시간이 짧다는 단점이 있다. 민간 무더위쉼터는 각각 시설의 영업시간에만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은행과 경로당은 대체로 오전 9시부터 오후 4~6시까지만 문을 열고 있다.
반면, 24시간 가까이 이용할 수 있는 쉼터는 버스정류장이나 편의점인데, 쉼터인 정류장은 약 50곳이고 편의점은 10곳 미만이다. 접근성이 매우 떨어지는 것.
국민재난안전포털에 따르면 울산엔 중구 153곳, 남구 267곳, 동구 58곳, 북구 175곳, 울주군 508곳 등 총 1161곳에 무더위 쉼터가 있다. 스마트 승강장은 46곳으로 약 3.9%에 불과하다.
울산시 관계자는 "민간 무더위 쉼터는 해당 기관의 영업시간에 따라 운영 시간도 정해진다"며 "공공기관은 인력 문제로 야간 개방이 어렵다. 스마트 승강장을 확대해 접근성을 개선할 것"이라고 밝혔다.
niw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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