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선 D-50]울산시장 선거 후보 단일화가 여야 승패 가른다

박맹우 완주 의지에 김두겸 '후보 단일화' 거론 쉽지 않아
민주, 진보 물밑 접촉 시작…변수 많아 합의까지는 미지수

6·3 지방선거 울산시장 후보군. 왼쪽부터 국민의힘 김두겸, 더불어민주당 김상욱, 진보당 김종훈, 무소속 박맹우, 조국혁신당 황명필(가나다순) ⓒ 뉴스1 김세은 기자

(울산=뉴스1) 김재식 기자 = 6·3 지방선거를 50일 앞두고 울산시장 선거의 최대 변수로 여야 유력 후보 간 단일화 여부가 떠오르고 있다. 진보 진영은 더불어민주당 김상욱 후보와 진보당 김종훈 후보 간 단일화 가능성이 꾸준히 거론되지만 아직 뚜렷한 결론을 내지 못하고 있다. 보수 진영 역시 국민의힘 김두겸 후보와 무소속 박맹우 후보 사이에 냉랭한 기류가 이어지면서 단일화 논의조차 쉽지 않은 분위기다.

이 때문에 자칫 보수 후보가 분열된 3자 구도, 또는 진보 진영까지 분열된 4자 구도로 선거가 치러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 나온다. 지역 정가 안팎에선 이번 울산시장 선거가 결국 단일화 성사 여부에 따라 판세가 크게 흔들릴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김상욱·김종훈 단일화, 평택을 변수에 멈칫

지역 정가에서는 민주당 김상욱 후보와 김종훈 후보 간의 두터운 인간적 신뢰 관계와 정치적 가치와 정책 공감대를 고려할 때 단일화는 예정된 수순이라고 봤었다. 단지 숙의의 시간이 좀 더 필요할 뿐이라는 관측이 많았다.

하지만 진보당이 '울산시장 후보 단일화' 협상을 지렛대로 김재연 상임대표가 출마하려는 평택을 재선거에 민주당에 무공천을 요구하고 나오면서 '단일화 협상'에 난기류가 흐르고 있다.

민주당은 진보당의 '평택을 양보론'에 선을 그으며 울산시장 단일화 문제는 울산 내 국회의원 보궐선거 및 기초단체장 선거 후보들을 중심으로 논의돼야 한다는 의견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진보당은 김종훈 후보가 8~10% 정도 유의미한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민주당이 진보당의 요구를 무시하고 못 할 것으로 보고, 사실상 국회의원직을 요구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거대 양당 재편 뒤 더 높아진 제3지대 벽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종훈 후보의 현재 지지율이 득표로 이어질 수 있을지는 회의적 시각도 있다.

보수 진영 지지자들이 판세가 불리하면 막판 표 결집에 능하듯이, 진보 진영 지지자들은 이길 후보를 밀어주는 '사표 방지' 전략적 투표 성향이 두드러지기 때문이다.

8년 전 민주당 송철호 후보의 첫 울산시장 당선도 진보 진영 후보 단일화 없이 얻은 승리다.

당시 현 진보당의 전신인 민중당 김창현 후보는 독자 출마해 2만 8621표(4.76%)를 얻고 낙선했었다.

당시 김창현 후보는 초대 경남도의원(32), 초대 동구청장(35), 민주노동당 사무총장을 지낸 뒤 민중당 창당의 주역으로 민중당 울산시당위원장을 지낸 울산연합(NL)계의 실질적인 최고리더였다.

김 후보의 이런 당내 위상에도 불구하고 5% 이하의 초라한 득표에 그쳤다.

당시 민중당은 광역단체장, 기초단체장 3명, 시의원 8명, 구·군 기초의원 12명이 출마해 북구 기초의원 1명만 당선되고 전부, 낙선하는 쓴맛을 봤다.

2018년 이후 울산 정치권이 민주당과 국민의힘의 거대양당으로 재편되면서 진보당과 같은 제3의 정당이 자력으로 더 당선되기 어려워진 게 냉엄한 현실이다.

지역 정치권에선 민주당이 울산시장 선거 승리를 확실히 담보하고, 진보당의 선출직 진출 확대를 위해서는 지역 정치 상황에 맞는 현실적인 대안을 도출해 내는 게 양당 후보 단일화의 관건이 될 것으로 지적한다.

4년 전 재연될까…박맹우 완주 의지가 김두겸 최대 변수

보수 진영에선 4년 전과 비슷한 장면이 반복될 가능성이 거론된다. 지난 2022년 제8회 지방선거 당시 국민의힘 울산시장 경선에서 컷오프된 박맹우 전 울산시장은 무소속으로 출마했다. 당시 보수 진영에서 후보가 둘로 갈리자, 각종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김두겸 후보가 현역 시장이던 민주당 송철호 후보에게 뒤지는 결과가 이어졌다.

하지만 선거를 20여 일 앞두고 박 전 시장이 김두겸 후보 지지를 선언하는 방식으로 극적인 단일화가 성사됐고, 결국 김두겸 후보는 10만 표 가까운 차이로 압승했다. 이번 지방선거를 앞두고 박 전 시장의 행보가 4년 전과 닮았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박 전 시장이 울산시장 경선에 참여했으나 4년 전과 같이 '컷오프'됐고, 김두겸 시장이 단수 공천으로 국민의힘 후보가 됐다. 이후 박 전 시장은 경선 결과에 반발하며 무소속 출마를 선언하고 본격적인 선거전에 뛰어들었다. 만약 이번에도 박 전 시장이 중도 사퇴 형식으로 김 시장과 후보 단일화를 한다면 4년 전의 재판이 될 수 있다.

그때와 다른 점은 박 전 시장의 김 시장에 대한 시각이다. 박 전 시장은 4년 전 각별했던 김 시장의 시정 능력에 강한 불신을 가진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시장 측에 따르면 김 시장이 정책적 고민 없이 수천억씩 들어가는 대형 사업을 추진하면서 울산의 미래를 망치고 있다는 인식이 강하다고 한다.

이 때문에 박 전 시장은 김두겸 시장이 연임할 경우 지역 사회에 회복하기 어려운 후유증을 남길 수 있다고 우려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무소속 완주 의지도 상당히 강하다는 게 박 시장 측 설명이다.

또 윤석열 전 대통령 탄핵 이후 결집한 '윤 어게인' 세력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박 전 시장이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와의 연대를 추진할 수 있다는 추측이 지역 정가에서 나오고 있다. 한 전 대표는 현재 부산 북갑 무소속 출마를 고민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박 전 시장 측 관계자는 조만간 예정된 한 전 대표의 울산 방문 때 한 전 대표와의 공개 회동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아울러 지난 4일 울산시당 공관위원장이 '무소속 박맹우 후보를 사퇴시키면 김동칠을 남구청장 후보로 만들어 주겠다'는 취지로 말했다는 김동칠 전 시의원의 폭로가 나오면서 전·현직 울산 시장 간 '돌아올 수 없는 강 건넜다'는 게 박 전 시장 측 관계자의 전언이다.

박 전 시장은 3선 시장 시절의 성과와 인물론을 내세워 김두겸 시장과 경쟁한 뒤, 막판 보수표 결집을 통해 승부를 보겠다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이재명 정부를 밀어주자는 '정권 안정론'이 울산 지역 정서에서 일정 부분 힘을 얻으면서 박 전 시장의 무소속 완주가 김두겸 후보의 재선 가도에 가장 큰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jourlkim1839@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