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료 체납, 월세도 밀려…울산 일가족 5명 비극 배경엔 '생활고'
경찰, 국과수 부검·휴대전화 포렌식 등 사망 동기 추적
- 박정현 기자
(울산=뉴스1) 박정현 기자 = 지난 18일 울산 울주군의 한 다세대주택에서 30대 남성 A 씨와 미성년 자녀 4명 등 일가족 5명이 숨진 채 발견된 가운데 A 씨가 평소 주변과 단절된 채 극심한 생활고를 겪어온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정확한 사망 배경과 동기를 밝히기 위해 유족 조사와 증거물 분석 등 수사에 속도를 내고 있다.
20일 뉴스1 취재를 종합하면 울주경찰서는 전날 A 씨의 유족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조사를 진행했다.
경찰에 따르면 A 씨 가족은 평소 양가 친척들과 교류가 거의 없이 고립된 생활을 해왔던 것으로 파악됐다. 처가와는 지난 설 명절을 끝으로 왕래가 없었고, 본가 가족들조차 5살인 둘째의 얼굴을 제대로 보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A 씨의 유족은 경찰 조사에서 "A 씨가 평소 전화를 잘 받지 않고 돈이 필요할 때만 연락을 해왔다"며 "최근 첫째 아이의 초등학교 입학식에 가려고 연락했지만, 아무런 답이 없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러한 심각한 경제적 어려움이 이번 사건의 주요 배경이 됐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A 씨는 평소 양가에 돈을 종종 빌려달라고 요구했던 것으로 확인됐다. 또 A 씨는 건강보험료 100여만 원을 체납하고, 거주하던 다세대주택의 월세(40만 원)도 2개월가량 밀린 상태였다.
A 씨의 아내 B 씨는 지난해 12월 범죄 혐의로 구속 수감된 것으로 확인됐다. 경찰은 추가적인 정황 파악을 위해 교정 시설을 통해 B 씨에 대한 조사를 의뢰한 상태다.
경찰은 이들의 사망 원인을 일산화탄소 중독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를 명확히 규명하기 위해 전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A 씨의 부검을 의뢰했으며, 이날 오전 부검이 실시됐다. 아울러 A 씨 휴대전화에 대한 디지털 포렌식을 통해 통화 내역과 메시지, 인터넷 검색 기록 등을 다각도로 분석할 방침이다.
울주서 관계자는 "부검과 휴대전화 포렌식 결과가 나오면 더욱 구체적인 사망 배경을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A 씨 가족 등 5명은 지난 18일 오후 4시 48분께 이 다세대주택 방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이들이 지난 16일쯤 숨진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가족은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한 첫째가 사흘간 등교하지 않는 것을 이상하게 여긴 학교 측의 신고로 발견됐으며, 집 내부에선 '아내에게 미안하다'는 내용이 적힌 A 씨의 유서가 발견됐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상담 전화 ☎109 또는 SNS 상담 마들랜(www.129.go.kr/etc/madlan)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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