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양보호사 없으면 생활이 힘들죠"…반신마비 독거노인 '나홀로 설'

울산 독거노인 가정 찾아가보니
연휴기간 돌돔 서비스 중단에 '걱정'

12일 설 연휴를 앞두고 울산 중구의 한 독거노인 가정에 사랑나눔적십자 봉사회원들과 한국산업인력공단 직원들이 방문했다.2026.2.13/뉴스1ⓒ 뉴스1 박정현 기자

(울산=뉴스1) 박정현 기자 = "설 연휴 동안은 아무도 찾지 않고, 요양보호사도 안 오니 걱정이지요…."

요양보호사의 도움에 의존해 살아가는 독거노인 등 취약 계층이 힘겨운 명절 연휴를 보내고 있다.

지난 12일 오전 11시 20분께 울산 중구의 한 빌라. 적십자 봉사자가 초인종을 눌렀지만, 안에선 인기척이 없었다. 약 3분이 지나서야 '철컥' 소리와 함께 힘겹게 문이 열렸다.

이곳에 사는 김호열 씨(77)가 왼손에 지팡이를 짚은 채 봉사자들을 맞았다. 기초생활수급자이자 독거노인인 김 씨는 약 15년 전 뇌경색으로 신체 오른쪽이 마비된 상태다.

북향인 그의 집은 대낮임에도 어둑했다. 햇볕이 들지 않는 방 안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띈 것은 벽 곳곳에 설치된 '안전 손잡이'였다. 거동이 불편한 김 씨가 넘어지지 않고 이동하기 위해 꼭 필요한 시설이다. 방 한구석 상자엔 심혈관, 뇌경색, 신경계, 호흡기 질환 등 6가지 종류의 약봉지가 3개월 치나 수북이 쌓여 있었다. 김 씨는 대화 내내 마비된 오른쪽 팔이 불편한 듯 습관처럼 어루만졌다.

12일 설 연휴를 앞두고 울산 중구의 한 독거노인 가정에 사랑나눔적십자 봉사회원들과 한국산업인력공단 직원들이 방문했다.2026.2.13/뉴스1ⓒ 뉴스1 박정현 기자

이날 김 씨 집은 모처럼 사람들로 북적였다. 설을 맞아 사랑나눔적십자 봉사회원들과 한국산업인력공단 직원들이 즉석밥, 참치캔, 건강기능식품, 감귤 등을 들고 방문했기 때문이다.

김 씨는 "사람이 이렇게 많이 찾아와주니 정말 기쁘다. 항상 정말 고맙다"면서도 "이번 설 연휴인 15일부터 18일까지 나흘간은 오롯이 혼자 생활해야 한다"고 말했다.

평소엔 요양보호사가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매일 방문해 청소와 빨래, 식사를 챙겨주지만, 연휴 기간엔 이 지원이 중단된다.

김 씨는 "바닥에 한 번 앉으면 혼자 힘으로는 다시 일어날 수 없고, 씻는 것조차 지인의 도움 없이는 불가능하다"며 "방문 목욕 서비스가 있지만 직원이 대부분 여성이라 이용하기가 부담스럽다"고 토로했다.

그는 또 "요양보호사가 없으면 사실상 생활이 어렵다"며 다가올 연휴에 대한 근심을 감추지 못했다.

이에 대해 사랑나눔봉사회 관계자는 "김 씨의 사정을 듣고 13일 오전 재가복지센터가 연휴 기간 격일로 요양보호사를 지원하기로 했다"며 "어르신이 연휴에도 끼니나 거동 걱정 없이 지내실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niwa@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