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차 아틀라스 도입에 노동자 해법은?…울산서 토론회

"무조건 거부보단 기술 도입 주도권 잡아야"

미국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만달레이베이에서 열린 현대차그룹 프레스 컨퍼런스에서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 시제품이 관객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2026.1.6 ⓒ 뉴스1 황기선 기자

(울산=뉴스1) 김세은 기자 = "기술을 막느냐 받아들이냐의 이분법이 아니라 '누구의 이익을 위해 도입할 것인가'가 핵심입니다."

11일 울산 북구 오토밸리복지센터에서 '아틀라스 로봇 현장 투입, 노동자의 삶과 일자리는 어떻게 할 것인가?' 주제로 열린 토론회에서 나온 현대자동차 노동자의 말이다.

최근 현대차그룹이 휴머노이드 로봇 '아틀라스'를 2028년부터 미국 공장을 시작으로 단계적으로 생산 공정에 투입하겠다는 계획을 밝히자, 노조뿐만 아니라 울산 지역사회 전반의 관심이 뜨겁다.

제조 DX(디지털전환) 전문 기업인 어고노믹스 백승렬 대표는 "현시점의 휴머노이드는 원격 제어 수준에 머물러 있다"며 "로봇이 정밀 작업을 대체하기까지 3~5년의 골든타임이 있다"고 진단했다. 백 대표는 이 시점이 노조에 중요한 협상 기간이라고 봤다.

그는 "로봇이 현장에 투입되려면 현장 노동자들의 숙련된 동작 데이터를 학습해야 하는데, 노조가 기술을 무조건 거부하기보다 정당한 데이터 주권을 요구하며 기술 도입의 주도권을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노사관계 전문가인 이문호 워크인조직혁신연구소장도 생산 현장에 AI 투입 시 '노동영향평가' 도입을 제언했다. 이 소장은 "연구 결과를 보면 노사가 사전 협의를 통해 AI를 도입했을 때 성과와 직무 만족도가 높았다"며 "생산성 향상과 함께 노동을 결부시키는 협업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11일 울산 북구 오토밸리복지센터에서 윤종오 의원(울산 북구)과 진보당 울산시당이 주관한 '아틀라스 로봇 현장투입, 노동자의 삶과 일자리는 어떻게 할 것인가?' 토론회가 열리고 있다.2026.2.11.ⓒ 뉴스1 김세은 기자

현장 노동자들은 아틀라스의 고용 위협이 먼 미래가 아닌 당장의 현실로 체감하고 있었다. 이들은 특히 노사 협의를 건너뛴 일방적인 기술 도입에 대해 우려했다.

금속노조 현대차지부 정책국장을 지낸 정성용 씨는 "국내에서 회자되는 '연봉 1억 노동자 3명대 아틀라스 연 유지비 1400만원' 비교가 의미하는 건 단순하다. 로봇이 구조조정의 도구로 쓰일 수 있다는 우려"라고 말했다.

그는 "로봇 도입 시 '노사 공동위원회'를 설치해 노동자의 참여를 제도화해야 한다"며 "로봇 도입으로 향상된 생산성이 노동시간 단축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법과 제도가 뒷받침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미옥 금속노조 현대글로비스울산지회장은 "현대차 자본이 울산공장에 자동화·로봇화된 생산 시스템을 적용하는 과정은 완성차 정규직과 비정규직, 부품사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가리지 않고 거대한 구조조정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원하청 노조 공동 투쟁을 강조했다.

한편 이번 토론회는 윤종오 의원(울산 북구)과 진보당 울산시당이 공동 주최했으며, 조형제 울산대 명예교수가 좌장을 맡았다.

syk000120@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