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닫은 지 반 년인데… " 울산 남구 간판 개선 사업 '예산 낭비' 지적

작년 8월 폐업한 상점도 간판 교체

3일 울산 남구 신정동 '김유신 문화거리'의 한 가게가 폐업한 상태이다. 이 가게는 남구청의 간판 개선 사업으로 폐업 상태에서 간판이 변경됐다.2026.2.3/뉴스1ⓒ 뉴스1 박정현 기자

(울산=뉴스1) 박정현 기자 = 울산 남구가 3억 원 넘는 예산을 투입해 추진한 간판 개선 사업이 꼼꼼하지 못한 현장 행정으로 빈축을 사고 있다. 이미 반년 전 폐업해 '임대' 현수막까지 내건 가게 간판을 세금을 들여 새것으로 교체해 주면서 '예산 낭비'란 비판이 제기됐다.

3일 낮 12시께 울산 남구 신정동 '김유신 문화거리'. 지난달 마무리된 간판 개선 사업으로 일대 상가 간판은 통일감 있고 세련된 디자인으로 탈바꿈해 있었다. 그러나 말끔한 간판 아래에 폐업한 한 가게가 눈에 띄었다. 이 가게 유리 벽엔 '임대'란 글자가 적힌 현수막이 크게 붙어 있었다. 이 가게가 작년 8월 폐업한 곳이었다.

인근에서 음식점을 운영하는 한 점주는 "작년에 이미 폐업했는데, 뜬금없이 새 간판으로 교체하길래 의아했다"며 "창문에 버젓이 '임대' 현수막이 붙어 있는데도 간판을 바꿔주는 건 명백한 예산 낭비가 아니냐"고 지적했다.

해당 상가를 관리하는 부동산 관계자는 "그 가게는 지난해 8월 폐업했다"며 "이번에 바뀐 간판은 문화거리 개선 사업의 일환으로 교체된 것인데, 나중에 다른 주인이 들어오면 간판을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남구는 행정안전부 주관 '2025년 간판개선 사업' 공모에 선정돼 국비 2억 원, 시비 5500만 원 등 총 3억 1500만 원을 들여 김유신 문화거리 일원 건물 27개 동, 업소 53곳의 간판 113개를 무료 정비해 줬다.

남구에 따르면 용역 업체는 작년 6~10월 상인들로부터 간판 교체에 관한 동의서를 받았다. 이후 디자인 선정을 거쳐 시공 업체가 작년 11월 말부터 간판 교체 작업에 들어갔다. 동의서를 받았을 당시와 공사 시작 시점 사이에 해당 가게가 폐업한 것이다.

이에 대해 남구 관계자는 "디자인 선정 이후 공사 시작 전 사이 기간에 가게가 폐업한 것으로 보인다"며 "행정에서 수시로 변하는 현장 상황을 실시간으로 세세하게 파악하기에는 어려움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시공 업체 현장 소장이 '작업 전 사장을 만났는지 기억은 잘 나지 않지만, 내부에 집기가 그대로 있어 영업 중인 줄 알았다'고 해명했다"며 "아직 사업 정산이 완전히 끝난 것은 아니다. 관련 회계·계약 법규 등을 면밀히 검토해 조치할 사항이 있다면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niwa@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