캄보디아 '120억 로맨스스캠' 한국인 부부 구속 송치

기업형 범죄단체 조직해 104명 상대 범행

캄보디아에서 연애를 빙자한 사기 일명 '로맨스스캠'으로 120억원을 가로챈 한국인 총책 부부가 23일 국내로 강제 송환돼 울산경찰청 반부패수사대로 연행되고 있다. 2026.1.23/뉴스1 ⓒ News1 김세은 기자

(울산=뉴스1) 박정현 기자 = 캄보디아에 거점을 두고 딥페이크 기술 이용 로맨스스캠과 투자 리딩방 사기를 벌여온 한국인 총책 부부 강모 씨(33)와 안모 씨(30)가 경찰 수사를 마치고 검찰에 넘겨졌다.

울산경찰청은 사기 및 범죄단체조직·가입·활동, 통신사기피해환급법 위반 등 혐의로 강 씨 부부를 30일 구속 송치했다고 밝혔다. 이들은 2024년 3월부터 작년 2월까지 내국인 104명을 속여 약 120억 원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경찰에 따르면 이들은 2024년 1월 캄보디아 현지 건물을 통째로 매입해 '실행팀'과 '지원팀'으로 역할을 나눈 기업형 범죄단체를 조직, 운영해 왔다.

이들 조직은 딥페이크 기술로 타인 얼굴을 합성한 가상의 여성 인물이 등장하는 유튜브 영상을 송출하거나 화상채팅 하는 방식으로 남성 피해자들에 접근했다. 이들은 피해자 10일간 나눌 대화 시나리오까지 작성하는 치밀함을 보였으며, 신뢰를 쌓은 뒤엔 가짜 주식 및 가상자산 투자를 유도했다. 또 이들은 실존 해외 기업을 사칭한 가짜 사이트 가입과 허위 앱 다운로드를 유도해 투자금을 가로채는 수법을 썼다.

실존 해외 기업을 사칭한 범죄 단체 조직도.(울산경찰청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뉴스1

조직 운영도 프랜차이즈처럼 이뤄졌다. 이들은 캄보디아 내 여러 도시에 자금세탁팀(태자단지), 모집책(프놈펜), 콜센터(보레이) 등을 분산 운영하며 수익금을 배분했다. 당초 캄보디아의 다른 범죄단체 조직원으로 활동하던 강 씨 부부는 범죄 수법을 익힌 뒤 중국인의 투자를 받아 독립하면서 포이펫 범죄 단지 내에 자신들의 조직을 꾸렸다.

강 씨 부부는 작년 2월 캄보디아에서 체포됐다가 공범의 도움으로 넉 달 만에 석방됐다. 이후 이들은 은신처를 수시로 옮기며 도피 생활을 이어갔고, 이 과정에서 수사망을 피하기 위해 눈과 코 등을 성형했다. 강 씨 부부 석방 사실을 파악한 법무부는 캄보디아에 인력을 급파해 현지 경찰과 공조한 끝에 이들을 재체포하는 데 성공했다.

경찰은 이들 부부를 포함해 해당 범죄조직원 총 83명을 입건했으며, 그중 관리책과 인사팀장, 자금세탁 총책 등 핵심 간부 39명을 구속했다. 경찰은 또 인터폴과 협력해 '은색 수배서'를 발급받아 이들이 해외에 은닉한 범죄수익을 추적하고 기소 전 추징보전하는 절차를 밟고 있다.

김양식 울산경찰청 반부패·경제범죄수사대장은 "현재 이들 부부의 여죄를 수사 중"이라며 "캄보디아에 도피 중인 나머지 공범들도 끝까지 추적하겠다"고 말했다.

국내 자금세탁 범죄단체 조직도.(울산경찰청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뉴스1

niwa@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