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년 영업 끝 폐점 앞둔 홈플러스 울산남구점…주민들 아쉬움·당혹

진열대 비어 있거나 듬성듬성…"장보기 좋았는데"
직원 130여명 전환 배치 예정…일부는 퇴직 희망

27일 한 시민이 홈플러스 울산남구점의 빈 매대 앞을 지나고 있다. 이 매대엔 '2월 11일부터 영업을 종료한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다.2026.1.27/뉴스1ⓒ 뉴스1 박정현 기자

(울산=뉴스1) 박정현 기자 = "폐점이라니. 너무나 안타깝죠."

2003년 4월 문을 연 홈플러스 울산남구점이 다음 달 11일부터 영업을 중단하는 가운데 삶의 터전을 잃게 된 직원들과 편의 시설을 잃은 주민들은 아쉬움과 당혹감을 드러냈다.

27일 오전 10시 20분께 울산 남구 야음동 홈플러스 울산남구점. 평소라면 주류로 가득 찼을 진열대는 텅 비어 있었고, 일부 상품이 빠진 자리를 홈플러스 자체 브랜드(PB) 상품들이 근근이 채우고 있었다.

주방용품 등 일부 코너에선 전시 상품을 처분하기 위해 반값 이상 할인 판매를 진행하고 있었으며 신선식품 코너의 육류 매대도 상품이 듬성듬성 진열돼 있었다.

이날 기준 폐점을 보름여 앞둔 매장 곳곳엔 '2월 11일부터 영업을 종료한다'는 안내문이 붙어 있었다. 비어있는 매대 앞을 지나는 시민들의 표정엔 아쉬움과 당혹감이 눈에 띄었다.

장을 보러 나온 양서희 씨(41)는 "집 가까이 마트가 있어 좋았는데 문을 닫는다니 너무 안타깝다"며 "이제 장을 보려면 차를 타고 멀리 나가야 해서 생활이 불편해질 것 같다"고 전했다.

매장에서 만난 직원 이 모 씨(40대)는 "오랜 기간 정들었던 일터가 사라진다고 하니 마음이 참 아쉽다"며 "한때 남구점 폐점이 보류된다는 이야기도 있어 희망을 가졌지만, 결국 홈플러스 인수자가 나타나지 않으면서 폐점이 현실화할 것이라 예상했다"고 토로했다.

27일 한 시민이 홈플러스 울산남구점 2층에서 걸어가고 있다. 빈 매장엔 하얀 천막이 덮여있다.2026.1.27/뉴스1ⓒ 뉴스1 박정현 기자

2층 임대 매장의 대부분 점포는 이미 철수한 상태였고 빈자리엔 하얀 천막만이 덩그러니 덮여 있었다. 기존 점포들이 떠난 자리를 채운 건 폐업 처리를 돕는 이른바 '땡처리' 전문 업체들이었다.

아직 남아 영업 중인 한 점포 관계자는 "2월 9일까지 모든 점포가 철수하라는 통보를 받았다"며 "생계를 책임져야 하는 가장들은 일찌감치 점포를 빼서 다른 곳으로 떠났다. 나는 이곳을 정리하면 당분간 일을 쉴 생각"이라고 말했다.

홈플러스에 들어선 편의시설도 운영 종료 수순을 밟고 있었다. 입점 은행 앞엔 '2월 9일까지만 영업한다'는 대형 현수막이 내걸렸고 문화센터는 지난 1일 겨울학기를 조기 종강하고 기약 없는 임시 휴관에 들어갔다.

이와 관련 손상희 마트노조 울산본부장은 "폐점을 일방적으로 통보받아 현장 직원들이 큰 혼란에 빠졌다"며 "면담 과정에서 타 점포 이동에 부담을 느껴 퇴직을 희망한 직원도 일부 있었다"고 밝혔다.

홈플러스 측은 지난 14일 자금 유동성 악화를 이유로 울산남구점을 포함한 전국 7개 점포의 추가 영업 중단을 결정했다. 남구점 전체 직원 130여 명 중 상당수는 인근 울산점(중구)과 울산동구점으로 전환 배치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홈플러스는 지난해 8월 기업회생 절차 개시와 함께 건물 임대료 협상이 결렬된 울산 북구점과 남구점 등 15개 점포의 순차 폐점을 예고한 바 있다. 이후 9월 대주주인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이 폐점 보류 입장을 밝히며 회생 가능성이 점쳐지기도 했으나, 계속된 자금난을 이유로 지난달 28일 울산북구점 등 5개 점포가 무기한 휴점에 들어갔다.

27일 한 시민이 홈플러스 울산남구점의 일부 매대를 바라보고 있다. 해당 매대엔 홈플러스 PB 상품만이 진열돼 있다.2026.1.27/뉴스1ⓒ 뉴스1 박정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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