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추위' 닥쳤는데…한파대피소 지정됐는지도 모르는 운영자
지난해 7곳 지정 24시간 대피소, 홍보 부족 이용객 '0'
- 박정현 기자
(울산=뉴스1) 박정현 기자 = 20일부터 울산 지역에 영하권의 매서운 강추위가 예보됐으나, 취약계층을 보호해야 할 '한파 쉼터'와 '한파응급대피소'의 운영에 빈틈이 드러나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특히 24시간 운영되는 응급대피소는 홍보 부족과 주먹구구식 운영이 이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20일 울산시에 따르면 시는 지역 내 경로당, 은행, 행정복지센터, 버스정류장 등 총 1213곳(중구 183곳, 남구 268곳, 동구 55곳, 북구 197곳, 울주군 510곳)을 한파 쉼터로 지정해 운영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대부분은 업무 시간인 평일 낮에만 문을 열어 기온이 급격히 떨어지는 야간이나 주말엔 취약계층이 한파 사각지대에 놓이게 된다는 한계가 있다.
지자체는 이러한 공백을 메우기 위해 한파특보 발효 시 야간과 휴일에도 24시간 머물 수 있는 '한파응급대피소'를 마련했다. 현재 울산엔 숙박업소 총 7곳(중구 1곳, 남구 2곳, 동구 2곳, 북구 1곳, 울주군 1곳)이 대피소로 지정됐다.
그러나, 지난해 11월 25일 대피소 운영을 시작한 이후 현재까지 울산 지역 한파응급대피소 이용 실적은 '0건'이다. 이에 대해 한 지자체 관계자는 "올겨울 울산 서부지역(울주군)에 한파특보가 이틀간 내려졌고, 동부지역(나머지 4개 구)은 하루 동안만 발효되는 등 추위가 지속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문제는 현장에서 숙박업소 업주조차 대피소 지정 사실을 모르는 황당한 상황이 빚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이날 남구의 한 지정 대피소를 찾아가 확인한 결과, 업소 사장은 "대피소가 무엇이냐"고 되물었다. 옆에 있던 한 남성은 "대피소는 여기가 아니니 밖으로 나가서 왼쪽으로 가라"고 안내하기도 했다.
대피소 운영 시스템과 세부 지침이 부실한 점도 문제로 꼽힌다. 현재 시스템은 노숙인이나 에너지 취약계층이 한파특보 시 구·군청에 직접 연락하면, 공무원이 주민등록번호 등을 통해 취약계층 여부를 확인한 뒤 지정된 숙박업소를 안내하고 비용을 사후 정산하는 방식이다.
그러나, 지정된 숙박업소에 빈방이 없을 경우 대체 방안이 규정되지 않았으며, 한 방에 몇 명을 수용해야 하는지 기준조차 없는 상황이다. 예를 들어 방이 하나밖에 남지 않은 상황에서 다수의 이용자가 몰릴 경우, 일면식도 없는 사람들이 사생활 보호 없이 한방에서 지내야 할 수도 있다.
이에 대해 한 지자체 관계자는 "위(행정안전부)에서 내려온 세부 지침이 없고 아직 이용자도 없어 운영 방식이 정확하게 정립되지 않은 상황"이라며 "일단 연락이 오면 그때 숙박업소에 연락해 조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다른 지자체 관계자는 "숙박업소에 빈방이 없으면 청사 내 직원 휴게실을 대피소로 제공할 예정"이라며 "모르는 사람들을 한 방에 2명 이상 수용할 계획은 없다"고 전했다.
niw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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