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NIST "프라이팬 코팅제 발랐더니 수소 생산 성능 향상"

테플론 활용한 수전해 장치 전극 고팅 기술 개발

기존 수소 생산 시스템의 전극(좌)과 코팅층이 적용된 전극의 구조(우)(UNIST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뉴스1

(울산=뉴스1) 김세은 기자 = 프라이팬 코팅제를 그린 수소 생산 장치 부품에 발라 생산 성능을 1.4배 높인 기술이 나왔다.

이동욱·류정기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에너지화학과 교수팀은 수전해 장치 주요 부품인 '다공성 수송층(PTL)'에 테플론(PTFE)을 코팅해 수소 생산 성능을 40% 높였다고 24일 밝혔다.

UNIST에 따르면 수전해 장치는 물과 전기로 그린 수소를 생산한다. 수소가 이 장치 전극 촉매 표면에서 만들어질 때 수소 기체가 제때 못 빠져나가고 기포 형태로 촉매 표면을 덮어버리면 생산 반응이 막힌다. 연구팀은 수소 기체가 빠져나가는 통로인 전극 '다공성 수송층'에 테플론을 발라 이 문제를 해결했다고 설명했다.

테플론은 원래 프라이팬의 음식 눌어붙음을 방지하기 위해 코팅하는 물질이다. 이 물질을 수송층에 코팅하면 수소가 다공성 구조를 빠르게 통과하면서 기포가 촉매 표면에 달라붙지 않게 된다.

연구팀은 또 원료 공급을 막지 않기 위해 수송층 아래쪽 절반은 코팅하지 않는 전략을 썼다. 수송층은 원료인 물을 촉매로 공급하는 역할을 하는 반면, 이 코팅제의 경우 물을 밀어내는 성질이 있기 때문이다.

(좌측부터) 이동욱 교수, 류정기 교수, 강윤석 연구원(제1저자), 이승현 연구원(제1저자)(UNIST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뉴스1

수송층 위쪽 절반만 코팅하면 가벼운 기체인 수소는 코팅이 된 위쪽으로 흘러 나가고 원료는 여전히 아래쪽으로 잘 공급될 수 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실제 이 코팅을 적용한 수전해 셀의 경우 코팅 없는 셀에 비해 전류 밀도가 40% 증가했고, 수소 기체가 통로를 막아 발생하는 전압 상승도 완화됐다고 한다.

특히 별도의 나노 가공이나 복잡한 공정 없이 액체 상태 코팅제를 분사해 열처리하는 것만으로 기술 적영이 가능해 상용화에도 유리하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연구팀은 225㎠ 넓이의 대면적 수송층도 제작했다고 밝혔다.

류 교수는 "수전해에서 소수성 물질인 코팅제를 잘 활용하면 오히려 수소 생산이 잘 이뤄질 수 있다는 점을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이번 기술은 수전해 장치 외에도 기체가 화학 반응에 관여하는 연료전지나 금속-공기전지 같은 전기화학 장치에서도 응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연구는 UNIST 에너지화학공학과 강윤석·이승현 연구원이 주도했다. 연구 결과는 지난 8일 전기화학 분야 국제학술지 '어드밴스트 사이언스'(Advanced Science) 온라인판에 공개됐으며, 표지논문으로도 선정돼 출판을 앞두고 있다.

syk000120@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