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래 먼저 가면…" 눈물바다 된 울산화력 붕괴참사 합동 발인식

매몰 희생자 7명 장례 절차 마무리…4명 합동 발인 진행
가족 대표단, 이번주 입장 밝힐 듯…"철저한 진상 규명" 촉구

17일 울산 남구의 한 장례식장에서 울산화력발전소 붕괴 사고 희생자의 발인이 엄수되고 있다. 2025.11.17/뉴스1 ⓒ News1 김세은 기자

(울산=뉴스1) 김세은 기자 = 울산화력발전소 보일러 타워 붕괴 참사 희생자의 합동 발인식이 17일 울산국화원 장례식장에서 거행됐다. 이로써 참사 발생 11일 만에 희생자 7명의 장례 절차가 모두 마무리됐다.

이날 오전부터 30분 간격으로 이번 참사로 숨진 4명의 발인이 차례로 엄수됐다. 유족들은 비통함과 오열 속 영면에 든 고인의 마지막 가는 길을 배웅했다.

사고 희생자 김 모 씨(63)의 발인식에는 검은 상복을 입은 김 씨의 유족들이 그간 참아온 슬픔을 주체 못 한 채 감정을 쏟아 냈다. 일찍 부모님을 여읜 김 씨에게 엄마 같은 존재였던 누나는 "어째 이래 먼저 가느냐"며 흐느꼈다.

김 씨는 사고 발생 이튿날인 7일 현장에서 발견돼 11일 밤 10시 14분께 주검으로 돌아왔다. 유족들은 다른 병원에 김 씨의 빈소를 차렸다가 이날 합동 발인식에 함께 했다.

이 모 씨(65)의 발인식도 유족의 슬픔으로 눈물바다가 됐다. 이 씨는 사고 닷새만인 11일 밤에 위치가 발견돼 다음 날(12일) 수습됐다.

사고 현장에서 의식 있는 상태로 구조를 기다리다 숨진 김 모 씨(44)의 발인식에는 앳된 얼굴의 어린 두 딸이 검은 상복을 입고 그의 관을 뒤따랐다.

김 씨는 사고 직후 구조물에 신체가 낀 채 의식 있는 상태로 13시간을 버텼지만 다음날(7일) 새벽 끝내 의식을 잃었다. 김 씨의 주검은 사고 발생 나흘 만인 9일 오전 11시 5분께 수습됐다.

재난심리 활동가들의 부축을 받은 채 운구 차량으로 향하는 자녀들의 허망한 표정은 발인의 침통함을 더했다.

17일 울산 남구의 한 장례식장에서 울산화력발전소 붕괴 사고 희생자의 발인이 엄수되고 있다. 2025.11.17/뉴스1 ⓒ News1 김세은 기자

지난 14일 사고 현장에서 가장 늦게 수습된 김 모 씨(62)의 발인식이 끝나자 애써 눈물을 참던 유족들은 관에 기대 오열하며 김 씨의 이름을 연신 외쳤다.

김 씨의 유족들은 쉽사리 운구차를 떠나보내지 못한 채 바닥에 주저앉거나 입을 틀어막으며 울었다.

이날 한국동서발전, HJ중공업, 코리아카코 관계자들도 검은 양복을 입고 두 손을 모은 채 숙연한 표정으로 영결식장 앞에 줄지어 섰다.

앞서 사고 현장에서 처음으로 주검이 수습된 전 모 씨(49)는 지난 10일, 타지에서 온 이 모 씨(61)와 김 모 씨(30)는 지난 15일 발인을 끝내고 영면에 들었다.

나머지 4명의 유가족들은 마지막 구조 작업이 완전히 끝날 때까지 발인을 미루고 기다려왔다.

참사 희생자 유가족들은 이번 주 중으로 언론에 입장을 밝힐 것으로 전해졌다. 합동 분향소는 반대하는 유족이 있어 차려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유족 대표단 측은 뉴스1에 "기업에서 가족들에게 왜 이런 사고가 일어났는지에 대한 공식적인 설명은 전혀 없고 서로 책임을 떠미는 듯한 형식적인 사과만 했다"며 "구체적인 사고 원인 규명을 위해 입장을 표명할 것"이라고 말했다.

syk000120@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