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화력 붕괴사고 1주일 만에 발주처·시공사 첫 사과(종합)

"유가족에 깊은 애도"…사고 원인·책임 범위엔 "수사 중" 함구

권명호 한국동서발전 사장이 13일 울산화력본부 보일러 타워 붕괴사고 현장 앞에서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 ⓒ News1 조민주 기자

(울산=뉴스1) 박정현 기자 = 한국동서발전 울산화력발전소 보일러 타워 붕괴 사고 발생 1주일 만에 타워 해체 공사 발주처인 동서발전과 원청 업체인 HJ중공업 대표가 대국민 사과를 했다.

그러나 이들은 사고 희생자와 유가족에게 '깊은 사과를 드린다'면서도 이번 사고 원인과 책임에 대해선 '수사 중'이라는 이유로 말하지 않았다.

권명호 동서발전 사장과 김완석 HJ중공업 대표는 13일 오전 울산화력발전소 후문에서 잇따라 사과 입장문을 발표했다.

이들은 "이번 사고로 유명을 달리한 고인에 대해 명복을 빈다"며 "유가족에게도 깊은 애도의 뜻을 전한다"고 밝혔다.

이들 사과 입장 발표는 이번 붕괴 사고가 발생한 지 8일째에 처음 이뤄졌다. 특히 HJ중공업 측은 사고 발생 후 언론과 어떤 연락도 취하지 않다가 이날 처음 취재진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권명호 동서발전 사장은 이날 사과문에서 "사고 원인을 명확히 하고, 그 결과를 토대로 실효성 있는 대책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사내에 대책위원회 같은 조직은 아직 꾸려지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동서발전 측은 '발주처의 책임이 어디까지 있는 것으로 보느냐'는 취재진 질문엔 "수사 결과에 따라 감당할 수 있는 부분을 감당하겠다"고만 답했다.

김완석 HJ중공업 대표이사가 13일 울산화력본부 보일러 타워 붕괴사고 현장 앞에서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 2025.11.13/뉴스1 ⓒ News1 조민주 기자

HJ중공업 측 또한 김완석 대표의 사과 입장문 발표 뒤 "질의응답은 구조 작업이 끝나고 받겠다. 사고 원인 등에 관해선 수사 중인 사안으로 답하기 어렵다"며 관련 질문을 사실상 차단했다.

HJ중공업 측은 지난 1주일간 언론과의 접촉한 피한 이유에 대한 물음엔 "희생자 유가족에 대한 사과와 매몰자 구조에 전념해 언론과 연락하기 어려웠다"고 답했다.

이와 관련 조시형 민주노총 울산지역본부 노동안전보건국장은 "이번 사고 원인과 책임에 대해 양사가 입장을 표명하지 않은 것에 아쉽다"며 "양사는 경찰의 조사에 철저히 협조해 원인 규명이 제대로 돼야 한다"고 밝혔다.

울산화력발전소에선 6일 오후 60m 높이 보일러 타워 5호기가 붕괴하는 사고가 났다. 이 사고로 해당 타워 해체 작업을 하던 하청업체 코리아카코 직원 7명이 매몰됐으며, 이 가운데 6명이 숨졌다. 나머지 1명은 아직 소재가 파악되지 않고 있다.

niwa@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