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조카가 죽어서 돌아오다니"…비통에 잠긴 울산 화력발전소 피해자 빈소

유족들 "황망해 아무 말도 못 하겠다"

7일 울산 남구 소재 한 장례식장에 울산화력발전소 붕괴사고 희생자 전모 씨(49)의 빈소가 차려져 있다. 2025.11.7/뉴스1ⓒ 뉴스1 박정현 기

(울산=뉴스1) 박정현 기자 = "내 조카가 죽었는데 인터뷰할 기분이겠습니까."

7일 오후 9시께 울산 남구 소재의 한 장례식장.

울산화력발전소 붕괴 사고에서 숨진 전모 씨(49)의 빈소에는 깊은 슬픔과 무거운 공기가 가득했다. 증명사진을 흑백으로 칠한 고인의 영정사진은 그의 죽음이 얼마나 갑작스러웠는지를 말해주고 있었다.

전 씨는 지난 6일 오후 2시 2분께 일어난 보일러 타워 붕괴 사고로 매몰됐다가 다음날인 7일 오전 7시 33분∼8시 52분 사이 소방 당국에 의해 발견됐다. 그는 이날 오전 11시15분께 현장에서 사망 판정을 받고 병원으로 옮겨졌다.

빈소에서 술잔을 기울이던 4~5명의 유족은 "사고로 사망한 고인의 이야기를 타인에게 하기 어렵다"며 기자의 접근에 거리를 뒀다.

상주 완장을 찬 고인의 남동생도 "친척들이 계속 빈소를 찾을 예정이라 인터뷰에 응하기 어렵다"고 했다.

10여 분 뒤 6명의 조문객이 빈소로 들어가자, 5분가량 목 놓아 우는 소리가 들렸다. 의자에 앉아 있던 다른 친척들이 통곡하는 사람을 껴안고 흐느끼며 서로를 위로했다.

몇몇 조문객은 전 씨의 갑작스러운 죽음에 분노와 황망함을 드러냈다.

A 씨는 "내 조카가 주검으로 돌아왔다"고 울먹였고, B 씨도 "너무 슬프고 황망하다"고 울부짖었다.

전날 한국동서발전 울산발전본부 울산화력발전소에서 60m 높이의 보일러 타워가 붕괴돼 타워 해체 작업 중이던 외주업체 직원 7명이 매몰된 가운데 현재까지 3명이 숨졌다. 다른 4명 중 매몰 위치가 파악된 2명 또한 사망한 것으로 추정되며 나머지 2명은 아직 소재조차 파악되지 않고 있다.

niwa@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