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골 자르다 흔들렸거나 기울어졌거나…" 울산화력 붕괴사고 원인은?
경찰 등, 철거작업 전 안전조치 시행 여부 등 집중 조사
- 김세은 기자, 박정현 기자
(울산=뉴스1) 김세은 박정현 기자 = 근로자 7명이 숨지거나 실종된 한국동서발전 울산화력발전소 보일러 타워 붕괴사고 원인을 놓고 다양한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7일 소방 당국 등에 따르면 이 사고는 전체 60m 높이의 보일러 타워 5호기에서 '취약화 작업'을 하던 중 발생했다. 이 작업은 발파를 통한 철거 전 타워가 원활히 철거될 수 있도록 지지대 역할을 하는 구조물을 미리 잘라내는 것이다.
작업자 8명은 전날 오후 사고 발생에 앞서 타워 양쪽에서 조를 나눠 산소절단기 등 공구로 철골을 절단하고 있었다. 타워 밖에도 크레인 기사 1명이 있었다.
이번 사고는 타워 하단부인 25m 구간에서 절단 작업 중 균열이 생기면서 상부 하중을 견디지 못한 구조물이 연쇄적으로 붕괴한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이에 관련 업계와 전문가들은 해당 작업 과정에서 하중이 한쪽으로 더 많이 실려 무게중심이 흔들렸을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소방 당국도 현장 브리핑에서 "철거에 앞서 철골 지지대 등을 자르기 때문에 이 과정에서 흔들렸거나 기울어졌을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일각에선 보일러 타워 설계 도면과 실제 현장 구조가 달랐거나 현장 작업자가 작업 계획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았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1981년 준공돼 44년이나 된 보일러 타워 구조물이 노후화한 상황도 사고의 복합적 원인으로 작용했을 수 있다.
일각에선 발파 전문업체 소속 계약직 작업자들이 직접 타워에 올라가 철근 등을 절단하는 게 적절했는지도 수사를 통해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타워의 무게 중심을 잡아주는 안전 설비가 있었는지도 주요 관건 중 하나다.
이런 가운데 경찰과 고용노동부는 보일러 타워 해체계획서와 절단 기록, 감리문서, 안전관리 지시 체계 등을 확보해 사고 원인을 조사 중이다.
경찰 전담수사팀 관계자는 "작업 전 안전조치가 이뤄졌는지, 철거 계획을 제대로 수립했는지, 계획대로 작업이 이뤄졌는지 등을 주요 쟁점으로 들여다볼 것"이라고 말했다.
울산 남구 남화동 소재 한국동서발전 울산발전본부 울산화력발전소에선 전날 오후 2시 2분께 기력발전 5호기 보일러 타워가 붕괴하는 사고가 나 9명이 매몰됐다. 이 가운데 2명만 사고 발생 직후 구조됐고, 나머지 7명 중 사망자 3명과 사망 추정자 2명을 제외한 2명의 소재가 파악되지 않고 있다.
소방 당국은 현재 '국가소방동원령'을 발동하고 인력 881명, 장비 183대를 투입해 이번 사고에 따른 매몰자 수색 등 작업을 진행 중이다.
syk000120@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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