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SK에너지 배관 폭발사고…'잔류 수소 때문이었나?'
안전조치 이행 및 방폭 공구 사용 여부 등 조사
- 박정현 기자
(울산=뉴스1) 박정현 기자 = 최근 울산 SK에너지 공장에서 수소 배관이 폭발해 작업자 2명이 숨지고 4명이 다친 사고의 원인을 두고 여러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27일 울산경찰청과 전국플랜트건설노동조합 울산지부 등에 따르면 경찰과 고용노동부는 지난 17일 정기보수 작업 중 수소 배관에서 수소가 유출되면서 폭발했을 것으로 보고 정확한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사고 당시 작업자들은 수소 배관의 수소 흐름을 차단하기 위해 배관 끝을 봉쇄하던 중 이음새를 고정한 볼트를 풀다가 폭발 사고를 당했다.
경찰은 당시 배관 내 수소가 완전히 제거되지 않은 상태에서 작업이 이뤄졌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정상적인 절차라면 배관을 개방하기 전 불활성가스를 주입해 잔류 수소를 제거하는 작업을 마쳐야 한다.
이에 대해 플랜트노조 울산지부 관계자도 "수소는 터지기 쉬운 기체로 작업 전 잔류 수소 제거가 필수적"이라며 "이 작업이 정상적으로 이뤄졌는지 면밀히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해당 과정의 준수 여부와 더불어 잔류가스 농도 측정 등 안전 확인 절차가 충분했는지를 조사 중이다.
또 누출된 수소가 어떤 점화원에 의해 폭발했는지도 이번 사고 원인을 둘러싼 쟁점 가운데 하나다. 수소는 폭발하기 쉬운 기체여서 관련 작업시 반드시 방폭 공구를 사용해야 한다.
플랜트노조 울산지부 관계자는 "수소와 관련된 공정에는 반드시 방폭 공구를 사용해야 한다"며 "폭발 사고 당시 어떤 공구가 쓰였는지 확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경찰도 당시 사용된 공구의 소재와 안전성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아울러 경찰은 원·하청 간 작업지시 전달 과정에 문제가 없었는지도 조사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사고 관련자들을 불러 경위를 확인하고 있다"며 "원·하청의 책임 여부를 면밀히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지난 17일 오전 울산 남구 소재 SK에너지 수소 제조 공장에서 정기 보수 중 폭발 사고가 났다. 당시 수소 배관이 폭발하면서 협력업체 직원 5명이 화상을 입었고, 원청 직원 1명은 발목이 골절됐다. 화상을 입은 협력업체 직원 5명 가운데 2명은 이달 18일과 23일 숨졌다.
niwa@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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