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₂의 310배 온실효과' 아산화질소 99.98% 분해공정 개발

UNIST 백종범 교수팀

기계화학 공정으로 아산화질소를 질소와 산소로 분해하는 반응 모식도.(UNIST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뉴스1

(울산=뉴스1) 김세은 기자 = 이산화탄소보다 310배 더 강한 온실효과가 있는 아산화질소(N₂O)를 실온 수준에서 거의 100% 분해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됐다.

울산과학기술원(UNIST) 에너지화학공학과 백종범 교수팀은 구슬의 충돌과 마찰을 이용해 아산화질소를 분해하는 공정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21일 밝혔다.

아산화질소는 주로 화학 공정, 엔진 배기가스에 섞여 나오는 기체로, 기존 열 촉매 공정으로는 445도 이상의 고온을 가해야만 분해가 가능한데 이 과정에서 에너지 소모가 크다.

연구팀은 지름 수 ㎜의 구슬을 넣은 반응 용기에 니켈산화물(NiO) 촉매와 아산화질소 가스를 함께 넣고 흔드는 방식을 사용해 아산화질소를 분해해 냈다.

구슬의 충돌과 마찰로 인해 니켈산화물 촉매 표면에 고밀도 결함과 초산화 상태가 형성되는데, 이 덕분에 기존 열촉매로는 불가능했던 저온·고속 분해가 가능하다.

(왼쪽부터) 백종범 교수, 김승현 연구원(제1저자), 이재성 연구원(공동 제1저자).(UNIST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뉴스1

실험 결과 이 공정은 42도에서 99.98%의 전환율로 시간당 1761mL의 아산화질소를 분해했다. 이는 기존 공정에 비해 6배 이상 높은 에너지 효율이다.

연구팀은 이 기술을 차량과 화학공장에서 쓸 수 있는지도 검증했다. 차량 디젤 엔진을 모사한 실험 장치에선 아산화질소가 95~100% 제거됐으며, 대규모 가스 처리 성능을 검증하는 연속식 공정에서 약 97.6%의 전환율을 확보했다.

경제성 분석에서도 기존 열 촉매 공정 대비 8배 이상 가격이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백 교수는 "이 기술은 디젤 엔진 배출가스나 질산·아디프산 생산 공정, 암모니아 선박 엔진 배기가스 등에서 발생하는 아산화질소를 효과적으로 처리할 수 있어 탄소중립 실현과 온실가스 저감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 결과는 재료·에너지 분야 세계적 학술지 어드밴스드 머터리얼스(Advanced Materials) 온라인판에 9월 26일 자로 공개돼, 정식 출판을 앞두고 있다.

syk000120@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