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농수산물도매시장 이전 차일피일…시설 노후화에 불편 가중

행정 절차 이유로 제1·2도매시장 모두 2030년 이후 개장 전망

울산농수산물도매시장 자료사진. /뉴스1 ⓒ News1

(울산=뉴스1) 김세은 기자 = '울산 농수산물도매시장 이전 사업'이 지연되면서 기존 시장 상인과 시민들이 노후화된 시설에서 불편을 겪고 있다.

울산시는 25일 손근호 울산시의원의 서면 질의에 대한 답변에서 '농수산물도매시장 이전 관련 추진 진행 상황'에 대해 밝혔다.

시에 따르면 울산 남구 삼산동에 위치한 농수산물도매시장은 1990년 개장해 35년간 운영돼 왔다.

시는 노후화된 현 도매시장을 울주군 청량읍 율현지구로 이전하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지만, 각종 변수로 인해 개장 예정일이 2031년으로 미뤄졌다.

시는 사업 지연 원인으로 지난 2023년 '공기업 예비타당성조사 운용 지침' 개정을 들었다.

해당 지침 개정으로 율현지구 도시개발사업이 예타 조사 대상에 포함되면서 현재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조사를 진행 중이다. 전체 사업 면적의 23%가 농수산물도매시장 부지에 해당한다.

또 율현지구 사업 부지의 95% 이상이 개발제한구역(GB)으로 묶여 있어 이를 해제하기 위한 행정절차도 남아 있다는 게 시의 설명이다.

이와 함께 북구에 추진 중인 제2농수산물도매시장 건립 사업도 2032년 개장으로 지연됐다. 제1농수산물도매시장 이전 진행 정도를 감안해 검토할 필요가 있다는 게 시의 입장이다.

울산시의회 산업건설위원회 위원들이 지난 5일 울산농수산물도매시장을 방문해 지역 기반시설 운영 현황을 점검하고 있다.(울산시의회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뉴스1

손 의원은 앞서 서면 질문을 통해 "도매시장 이전이 지연될수록 상인들과 시민들이 겪는 불편이 더욱 커지고 있다"며 "단기적 대안이 아닌 실질적 개선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손 의원에 따르면 현 도매시장 내엔 온도를 조절하는 정온 시설조차 없어 농수산물이 폭염에 노출된 채 거래되고 있다.

시는 중앙냉난방식 공조기, 개방부 방풍 커튼 등을 시장 내에 설치하는데 약 20억 원의 예산이 들 것으로 예상된다는 이유로 대규모 시설 투자에 대해선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대신 시는 올해 2억 2000만 원을 들여 대형 선풍기 19대와 이동식 냉풍기 4대를 시장 내에 설치하고, 매년 2000만 원의 시설 점검 예산을 편성하는 등 개선책을 마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시 관계자는 "농수산물도매시장 상인과 이용객들의 편안하고 안전한 시설 이용을 위해 불편 사항을 지속적으로 개선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전했다.

syk000120@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