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 잃은 새끼 향고래, 부산 항구서 머물다 먼바다로 떠나

"수심 얕은 항구에서 발견된 건 이례적"

전날 부산 기장군 대변항에 새끼 향고래 1마리가 머무르는 모습. (울산해경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뉴스1

(울산=뉴스1) 김세은 기자 = 전날 부산 기장군 대변항에 들어왔다가 갇힌 향고래가 현재는 동해 먼바다로 이동한 것으로 확인됐다.

14일 울산해양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새벽 5시 5분경 부산 기장군 대변항에 "고래가 바위에 걸린 것 같다"는 낚시객의 신고가 접수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해경은 길이 약 7m의 새끼 향고래를 확인했다. 국제 멸종위기종인 향고래는 이빨 고래 중 가장 큰 종이다.

고래가 한때 바다로 빠져나갔다가 한시간여 만에 다시 대변항 안으로 들어와 머무르자 해경은 어민들에게 주의 문자를 발송했다.

고래는 전날 오후 4시 반까지 대변항 일대에서 목격됐고, 일출 이후에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국립해양생물자원관은 고래가 대변항을 떠나 동해먼바다로 이동한 것으로 추정한다.

울산해경 관계자는 "고래가 다시 항내로 들어올 것을 대비해 육·해상 순찰을 강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전날 부산 기장군 대변항에 새끼 향고래 1마리가 머무르는 모습. (울산해경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뉴스1

향고래는 제주 해역이나 동해 심해에서 드물게 관측되지만 수심이 얕은 연안에 나타나는 건 이례적이다. 지난 4월에도 전남 광양항 연안에 길이 15m의 향고래가 머물다 엿새 만에 나가기도 했다.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소 이경리 연구사는 이날 뉴스1과의 통화에서 "향고래는 주로 심해에서 생활하기 때문에 선박도 많고 수심도 얕은 항구에 오는 경우는 드물다"며 "정확한 이유는 알 수 없지만 이동 중 길을 잃은 것으로 추정한다"고 설명했다.

향고래는 겨울철 적도 부근의 따뜻한 바다에서 번식 활동을 하고, 여름철이 되면 고위도 지방으로 이동하는데 우리나라 동해가 이동 경로에 포함된다.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소는 동해에 100마리 이상의 향고래가 서식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한다.

syk000120@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