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선 된 것 없어"…쿠팡 '과로사 대책' 현장 반응은

윤종오 진보당 원내대표 울산서 현장 점검
"속도 경쟁, 노동자 희생 강요"…쿠팡 "환경 개선할 것"

윤종오 진보당 원내대표(울산 북구)가 11일 울산 북구 소재 쿠팡 효문 캠프를 찾아 국회 청문회에서 쿠팡이 약속한 ‘과로사 대책’ 이행 여부를 직접 점검했다.(윤종오 의원실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뉴스1

(울산=뉴스1) 김세은 기자 = 윤종오 진보당 원내대표(울산 북구)가 11일 울산 북구 소재 쿠팡 효문 캠프를 찾아 국회 청문회에서 쿠팡이 약속한 과로사 대책 이행 여부를 점검했다.

이번 방문은 전국택배노동조합,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진보당이 공동으로 운영하는 '쿠팡 과로사 대책 이행점검단' 활동의 일환이다.

쿠팡로지스틱스서비스(쿠팡CLS)는 지난해 5월 택배 노동자 정슬기 씨의 과로사 이후 국회 청문회와 상생 협약 등을 통해 장시간 노동환경을 개선하기로 했다.

구체적인 대책으로 △새벽 배송 격주 주5일제 도입 △주간 배송 연 2회 이상 휴무제 △분류작업 책임 전가 금지 △프레시백 회수 강요 금지 등을 약속했다.

윤 원내대표와 택배노조는 이날 폭염 속 노동 환경을 비롯해 과로사 대책 이행 여부, 노동시간과 휴식 시간 보장 여부 등을 점검했다.

윤종오 진보당 원내대표(울산 북구)가 11일 울산 북구 소재 쿠팡 효문 캠프를 찾아 국회 청문회에서 쿠팡이 약속한 ‘과로사 대책’ 이행 여부를 직접 점검했다.(윤종오 의원실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뉴스1

이날 실태조사에 응한 택배기사 A 씨는 "청문회 후에도 분류작업과 클렌징(택배 구역 회수) 모두 개선된 게 없다. 청문회 이전과 똑같이 대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다른 기사 B 씨는 "프레시백 (회수) 업무도 그대로다. 프레시백 수거는 안 할 수가 없으니 최소 반품 수수료는 보장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윤 원내대표는 "기사들이 무더운 날 아침 8시부터 밤 11시까지 근무하고, 하루 작게는 2시간, 많게는 3시간 반을 배송이 아닌 분류 업무에 쓰고 있다"며 "쿠팡의 위수탁계약서상 분류작업 범위를 국토부 표준계약서와 동일하게 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근본적으론 당일배송, 새벽 배송, 주 7일 배송 등 속도 경쟁 과열로 노동자 희생을 강요하는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며 "사회적 대화와 법 개정 등 국회가 할 수 있는 일을 하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점검단은 전국 각지 쿠팡 캠프를 순차적으로 방문해 실태조사를 이어갈 계획이다.

택배노조는 "청문회와 국회에서의 약속이 보여주기식으로 그치지 않도록 현장을 직접 확인하겠다"며 "쿠팡은 더 이상 책임을 외면하지 말고 노동자 생명을 지키기 위한 실질적 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쿠팡 측은 노동자들과 약속한 상생 협약안에 따라 향후 현장 환경 개선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syk000120@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