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 부산물 불법 폐기 지시받아" 울산 환경미화원들, 공익 신고

울산 동구에 고래 창자, 뼈 등이 마대 자루에 담겨 불법 배출된 모습.(전국민주연합노동조합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뉴스1
울산 동구에 고래 창자, 뼈 등이 마대 자루에 담겨 불법 배출된 모습.(전국민주연합노동조합 제공. 재판매 및 DB금지)/뉴스1

(울산=뉴스1) 김세은 기자 = 울산에서 고래 창자와 뼈가 마대에 담겨 무분별하게 불법 배출됐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전국민주연합노동조합 소속 환경미화원 김도형 씨(53)와 정광식 씨(29)는 9일 동구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불법 배출된 고래 창자와 뼈를 폐기물 처리장, 소각장 등으로 운반했다”고 폭로했다.

동구의 한 생활폐기물 수집 운반 대행업체 소속 김도형 씨는 지난해 6월 회사 지시에 따라 동구 방어진항 인근 담벼락으로 갔다가 고래 창자와 뼈 등이 담긴 마대 40여개를 발견했다.

김 씨는 운전원 정 모 씨와 함께 마대를 일일이 찢어 120리터 용량의 음식물류 폐기물 수거통에 옮겨 담은 후 동구의 한 음식물 폐기물 처리장으로 운반했다.

김 씨는 “마대에서 고래 창자 등의 냄새가 심하게 났고, 1개당 2명이 마주 잡고 들어도 무거워 30~40kg 정도 되는 것으로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전국민주연합노동조합은 9일 동구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불법 배출된 고래 창자와 뼈를 폐기물 처리장, 소각장 등으로 운반했다”고 폭로했다.2025.7.9./뉴스1 김세은 기자

다른 업체에서 일하는 정광식 씨도 지난 2023년 11월 새벽 김도형 씨가 갔던 장소와 동일한 곳에서 불법 배출된 고래 부산물을 운반하는 작업을 지시받았다고 말했다.

정 씨는 “담벼락 밑에는 불법 배출된 고래 창자 등이 담긴 자루 수십 개가 쌓여 있었다”며 “10여분간 청소차에 모두 옮겨 실으며 역겨워서 토할 지경이었다”고 전했다.

동구 조례에 따르면 고래 창자 등은 수수료 납부필증을 부착한 전용 수거 용기에 담아 배출해야 하며, 고래 뼈는 일반 종량제 봉투에 담아 배출해야 한다.

김 씨와 정 씨는 불법 배출 폐기물 수거를 지시한 두 업체의 관계자들에 대한 조사를 촉구하며 지난 4일 동구청 자원순환과에 공익 신고한 상태다.

이들은 “불법 배출 폐기물 수거 지시를 거부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하라”며 “공익신고자와 환경미화원들이 불이익받지 않도록 조치하라”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동구청은 업체 관계자들에 대한 조사를 통해 정확한 사실관계를 확인할 방침이다.

syk000120@news1.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