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병영 3·1만세운동' 현장 병영초의 뜻깊은 졸업식

3·1운동 100주년에 공교롭게 맞은 100회 졸업식
총동창회 졸업생 73명 전원에게 장학금 지원

22일 열린 울산 중구 병영초등학교 제100회 졸업식에서 강치원 교장이 졸업생들에게 졸업장을 수여하고 있다. 2019.2.22/뉴스1 ⓒ News1 조민주 기자

(울산=뉴스1) 이상문 기자 = 기미년 울산 만세운동의 현장이었던 병영초등학교가 100회 졸업식을 맞았다. 3·1운동 100주년에 맞은 100회 졸업식이어서 지역에서는 특별한 의미를 두고 있다.

22일 병영초등학교에서 열린 100회 졸업식에서 강치원 교장은 “병영초등학교는 항일정신과 반식민지주의 교육이 투철했다”며 “병영 3·1 만세운동을 주도한 분들이 대부분 병영초등학교 전신인 일신학교 출신이고 한글학자이며 민족운동가 외솔 최현배 선생, 나라 잃은 민족의 한을 노래한 가수 고복수 선생도 이 학교 출신”이라고 밝혔다.

강 교장은 또 “비록 오래된 학교지만 우리 학교 출신 학생들은 민족정신의 중심이라는 긍지를 가지고 학교생활을 해왔다”고 덧붙였다.

정효식 학교운영위원장은 “모교의 100회 졸업식이 공교롭게도 3·1 만세운동 100주년과 겹치게 된 것에 큰 자부심을 느낀다”며 “이를 계기로 항일과 민족주의의 중심인 울산 병영이 널리 알려지게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울산지역의 3·1 만세운동은 1919년 4월 2일부터 8일까지 총 4회에 걸쳐 중구 병영동과 울주군 언양읍, 남창읍에서 일어났다. 그 중 병영은 비밀청년회 등의 소규모 지역별 비밀결사가 결성돼 지하활동을 전개하고 있었으며 3·1운동 이전에 미리 청년회가 조직돼 3·1 항쟁을 주도한 것은 매우 드문 사례로 알려져 있다.

1919년 3월 전국적으로 번지고 있던 독립만세운동에 대한 소식이 울산에 전해진 것은 서울에 유학하다가 귀향한 한명조와 이영호 등을 통해서다. 이 같은 소식을 접한 병영청년회는 4월 5일 병영장날을 기해 만세운동을 펼치기로 정하고 독립선언서 약 200매, 태극기 약 500매를 준비했다. 또 종이와 명주로 ‘구대한국독립만세(舊大韓國獨立萬歲), 대한독립만세(大韓獨立萬歲)’라고 크게 쓴 깃발도 만들었다.

울산병영 3.1만세운동을 기념하는 재현행사. 2017.4.6/뉴스1 ⓒ News1 이윤기 기자

거사일인 5일 오전 9시께 청년회 회원들은 독립선언서를 가슴에 품고 병영 일신학교(현 병영초등학교) 교정으로 모여들었다. 청년회 회원들은 일신학교 학생들을 합세하게 한 후 오전 11시께 청년회원 양석룡이 축구공을 높이 차올리는 것을 신호로 모두가 준비한 태극기를 꺼내 들고 일제히 ‘대한독립만세’를 외쳤다.

만세운동에서 청년과 학생들을 선두로 독립만세를 외치며 서리, 동리, 남외리, 산전리를 돌면서 시위를 전개했다. 만세행렬은 주민들이 가세하면서 순식간에 수백명으로 늘어났다. 급기야 일제 경찰관 주재소의 연락을 받고 울산 경찰서장 이하 8명의 경찰과 일본군 수비대 5명이 급파돼 탄압을 시작했고 시위군중과 충돌했다.

양석룡 등 14명의 청년회원들이 검거되고 일본 경찰의 발포로 만세운동은 일단 중단됐으나 다음날 다시 일신학교 부근에 집결한 청년회원들은 주재소까지 진입했고 이날 만세운동에 동참한 군중은 수천명에 이르렀다고 전한다.

병영 만세운동이 성공할 수 있었던 요인은 일신학교의 교사와 학생, 주민이 적극 참여했기 때문인 것으로 평가된다. 병영 만세운동에서는 4명이 순국하고 40명이 검거돼 6개월 혹은 2년의 징역형을 받아 부산, 대구형무소에 투옥됐다.

울산 중구는 해마다 4월 4일에 3·1 만세운동 재현행사를 열고 있다.

병영초등학교 54회 졸업생인 박성민 전 중구청장은 “100년 전 1919년 2월 22일인 오늘 서울에서는 우리 민족의 정신을 만방에 알렸던 3·1 만세운동이 한창 준비되고 있었다”며 “4월 5일 일어났던 울산 병영의 만세운동은 전국적으로 격렬했던 민족운동으로 만세운동 100주년과 겹치는 100회 졸업식은 매우 의미 있는 행사”라고 말했다.

이날 졸업식에서 총동창회는 모교의 졸업식에 1460만원의 장학금을 지원했다. 김인규 총동창회장은 “기미년 만세운동 100주년이 되는 해에 100회 졸업식을 거행하게 돼 동문들은 ‘1인 1졸업생 장학금’ 사업을 통해 졸업생 73명 전원에게 장학금을 전하는 뜻깊은 행사를 마련했다”며 “민족의 정신이 살아 있는 병영초등학교 졸업생이라는 긍지를 가지고 나라를 위하는 일꾼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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